[미디어펜=한기호 기자]'최순실 국정농단 파문'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제6차 대규모 집회가 3일 서울 광화문광장과 청와대 인근 등에서 열린 가운데, 박 대통령과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을 향한 저주에 다름없는 비난행위가 목격됐다.

한 시위참여자는 이날 오후 경복궁역 지하를 통행하는 시민들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얼굴과 일본군 장교의 군복 착용 사진을 합성한 사진과 함께 '꺼져 다카키마사오 딸 박ㄹ혜'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다카키마사오'는 박 전 대통령이 일제 치하 당시 창씨개명한 이름, '박ㄹ혜'는 '근'과 'ㄹ'의 유사한 모양에서 착안해 박 대통령을 낮잡아 부르는 어휘로 주로 쓰인다.

종로구 내자동 일대 차벽을 형성한 경찰버스 중 한 군데에선 지난 1979년 10월 박 전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이 권총을 들고 사건을 재연하는 사진 바로 밑에 박 대통령이 죄수복을 입은 모습의 합성사진을 부착해놓은 게 발견됐다. 

   
▲ 한 시위참여자는 3일 오후 경복궁역 지하를 통행하는 시민들 앞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과 일본군 장교의 군복 착용 사진을 합성한 사진과 함께 '꺼져 다카키마사오 딸 박ㄹ혜'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사진=미디어펜


   
▲ 3일 서울 광화문광장·청와대 인근에서 벌어진 촛불집회에선 경찰버스에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권총을 든 모습을 찍은 사진과 그 바로 밑에 박근혜 대통령이 죄수복을 입은 모습의 합성사진을 이어붙여놓은 행태가 목격됐다./사진=미디어펜



사실상 총구가 박 대통령의 머리를 향한 모습으로 특정인의 살해를 시사하는 도 넘은 혐오 표출행위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밖에 박 대통령을 괴이한 모습으로 그려낸 한 언론사 만평도 눈에 띄었다. 

   
▲ 사진=미디어펜

   
▲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본군 장교 군복을 입은 모습으로 합성된 사진에 쓰인 일본군 장교 전신사진 원본.

한편 좌파단체와 역사학계 일각에선 1944년 일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해 압록강 이북의 만주국 만주군 제8단 소속 소위로 임관한 박 전 대통령이 조선 의용대 등 독립군을 토벌했다고 주장하며 소위 '친일몰이'의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러나 약산 김원봉이 이끌던 조선 의용대는 1942년 5월 해체됐으며, 박 전 대통령의 만주군 제8단 이하 구체적인 소속이나 토벌활동 증거는 뚜렷하게 공개된 바 없어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만주군 제8단은 중국공산당 소속의 국민혁명군 제8로군(약칭 팔로군) 대상 토벌활동을 주로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씨개명 역시 일제 패망 이전까지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특히 제도권에서 활동하려면 불가피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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