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저축은행들의 신용대출이 대폭 증가해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대출 규모가 큰 10대 저축은행(SBI‧OK‧웰컴‧JT친애‧HK‧현대‧페퍼‧아주‧JT‧참)의 지난 3분기 말 신용대출 잔액은 9조12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3분기 말(6조2187억원)보다 2조9109억원(46.8%) 증가한 수준이다.

   
▲ 저축은행들의 신용대출이 대폭 증가해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체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중 이들 10개 저축은행의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는 상태다. 지난 3분기 말 이들 10개 저축은행의 전체 대출 잔액은 15조8701억원으로 작년 대비 4조2340억원 늘었다. 전체 대출액 증가분의 3분의 2 이상이 신용대출인 셈이다.

신용대출 증가 속도가 전체 대출액 증가 속도보다 빨라져 전체 대출에서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57.53%를 기록하게 됐다. 이는 작년 3분기(53.44%)보다 4.08%p 오른 수준이다.

업체별로 보면 신용대출이 가장 많은 SBI저축은행의 지난 3분기 말 신용대출 잔액이 2조53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14억원 늘었다. 2위인 OK저축은행은 1조6692억원으로 작년 3분기(8335억원)의 2배 이상 급증했다.

신용대출 규모로 업계 7위인 페퍼저축은행(5740억원)은 1년 새 3387억원이 늘어 증가율이 143.94%였고, 9위인 JT저축은행은 2790억원으로 222.92%(1926억원)나 증가했다.

한편 올해 8548억원을 기록한 HK저축은행은 전년 동기(9133억원) 대비 585억원(-6.41%) 감소해 10개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대출액이 쪼그라들었다.

저축은행이 신용대출을 늘리는 이유는 경기가 어려워져 대출이 필요한 사람이 많아진 탓으로 분석된다. 저금리 장기화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으로 예금이 몰리다 보니 저축은행도 대출 여력이 늘어나 신용대출을 늘리는 추세다.

한편 저축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는 사람 중 연 소득 3000만원 이하인 사람의 비중이 70%를 넘어서면서 일각에서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경기 상황이 더 나빠지고 금리가 상승할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이 증가하면서 순식간에 신용부실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와 상환능력 평가에 대한 필요성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