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백훈 하모니십 연구소 대표·철학박사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 윗사람을 농락하여 권세를 마음대로 하는 이들을 경계하거나 일컬을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고사성어다. 역사상 최고의 겁박을 준 사례의 주인공은 황제와 대신들을 겁박한 권세가요 간신배인 조고다.

황제를 미치광이로 모함하고, 극소수이지만 용기 있는 대신들을 모두 죽였다. 세상을 떨게 만들며 권력의 기반 위에 영원할 것 같았던 조고도 결국은 죽임을 당한다. 작금의 비정상적인 대한민국, 특히 언론은 지록위마보다 더욱 교묘한 선동으로 겁을 주고 있다.

조선일보 오늘자(12월 5일) 사설을 보면서 더욱 그러한 감정이 일었다. 말미에 "통탄할 일"이라고 했는데 그야말로 통탄할 일이다. '국회 탄핵案 "대통령,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헌법 위반"'이라는 사설의 제목이 풍기는 뒷맛은 묘하다.

제목만 보면 탄핵이 정당한 것이라고 인지된다. 그런데 내용을 보면 참으로 교묘하게 국민을 오도하고 우롱하고 있는 느낌이다. 탄핵안의 내용을 전하는 행간 곳곳에는 국민의 주장으로 포장된 확신이 읽힌다. 

   
▲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6차 주말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연합뉴스

겁에 질린 대한민국

모두가 '촛불' 앞에 겁에 질려 있다. 가위에 눌린 듯 소스라친다. 비박도 탄핵에 참가할 것이라고 한다. 진정한 법치는 없다. 예수를 사형시키라는 민중의 함성에 빌라도도 어쩔 수 없다. 조직을 가동시킬 수 있는 조직패거리와 왜곡기사, 의혹기사, 음해기사로 언론은 국민의 분노를 긁어대고 있다. 언론에 무차별 노출된 국민은 분노의 표출은 시위로, 촛불은 어둠을 밝히는 무소불위의 함성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탄핵이 안 되면 청와대와 국회가 불탈 것이라 겁박하고 있다. 이 국해(國害)의원은 본래 그런 사람이니 어쩔 도리가 없다고 치자. 그러한 겁박에 놀아나 새누리당에서조차 눈치보기, 겁먹기 국해(國害)의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나치면 기우는게 이치

달도 차면 기우는 것이 세상 이치다. 지금 언론의 행태는 도를 넘어 광란에 가깝다. 극소수의 언론을 제외하고는 광란의 춤에 어울리지 못하면 죽는 줄 알고 덤벼든다. 마치 부나비가 불을 찾아 뛰어 드는 것과 같다..

지록위마에서 보듯 조고의 권세는 영원할 것 같았지만 망하기는 순간이었다. 대표 보수매체까지 이렇게 부나비가 되어 춤 추는 것을 보니 권세의 힘이 무섭기는 무서운가 보다. 그러나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사필귀정이다. 멀리 있는 것 같이 느껴지는 그날도 시나브로 다가오고 있다. 부끄러운 역사를  더 이상 만들어서는 안된다. 지금이라도 정론을 찾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신백훈 하모니십 연구소 대표·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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