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45) 감독이 박주영(29·왓포드)만 지나칠 정도로 부각되는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홍 감독은 그리스 원정 평가전에서 2-0 완승을 거두고 7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대표팀 국내파 선수들과 함께 귀국했다.
 
   
▲ 박주영/AP=뉴시스
 
홍 감독은 공항에서 "박주영이 골을 넣어 모두가 관심을 갖게 마련"이라고 전제한 뒤, "박주영은 (전반) 45분을 뛰었고, 손흥민도 1득점을 했다. 다른 선수들도 그 동안의 경기력 이상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면서 "그런데도 모든 초점이 박주영에게만 맞춰지고 있다. 그런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축구 대표팀은 6(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의 강호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박주영(전반 18)과 손흥민(후반10)의 연속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박주영은 최강희(55) 전 감독이 지휘하던 시절인 지난해 26일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 출전 이후 13개월 만에, 6월 홍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특히 박주영은 20111111일 아랍에미리트와의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골을 터뜨린 이후 846일 만에 대표팀 선수로 득점을 올렸다.
 
박주영의 홍명보호 승선을 놓고 한참 논란이 일었던 만큼 박주영에게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홍 감독은 "박주영이 대표팀에 오랜만에 들어오고 득점도 하다보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갖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박주영에만 집중되는 것은)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하는 데 결코 좋은 방향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자칫 팀워크가 깨지는 것은 물론 박주영에게 적잖은 심적 부담을 줄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홍 감독의 이같은 생각은 전반전에서 박주영의 골을 돕고 후반전에 골을 넣으며 대활약한 손흥민(22·레버쿠젠)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손흥민 선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잘했다"고 잘라 말한 것에서도 읽힌다.
 
그는 박주영이 전반전만 뛰고 후반에는 그라운드에 등장하지 않아 무릎 부상 우려가 제기된 것에 대해서는 "무릎이 안 좋아서 뺀 것은 아니고 무릎 위 근육 때문에 교체했다""팀 닥터가 앞으로 2주 정도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소견을 내놓았다"고 귀띔했다.
 
홍 감독은 '팀이 몇 퍼센트 가량 완성됐느냐'는 질문에 "100% 완성은 결코 있을 수 없다. (그리스전 승리 역시)마지막 평가전을 이겼다는 것 뿐이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5월 선수 선발부터 한 달 동안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해야 한다""지금까지 해온 것들을 토대로 그간 좋지 않았던 것을 특별히 잘 준비해서 5월 훈련부터 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대표팀 엔트리 확정에 대해 "마지막 평가전을 마쳤고 남은 기간은 훈련이 없으니 이 시점이면 어느 정도 윤곽을 잡아야 한다. 골키퍼 3명 외에 다른 포지션은 2명씩 선발하게 된다"면서도 "어느 선수가 어느 포지션이라고 (아직)뭐라 말할 수 없는 것은 행여 선수가 부상이라도 입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선수를 후보군에 올려놓고 보는 중이다"고 말해 브라질월드컵 개막까지 대표팀 물망에 오른 선수들의 부상에 대한 우려와 함께 아직 선발 경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