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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촛불'에 함몰된 정치…탄핵정국 지켜야 할 네가지
국정공백 장기화 안보·경제 비상등…정략적 이용 떠나 헌법절차 따라야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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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6-12-08 1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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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
1. 외교·안보 분야

최순실 게이트로 인하여 박근혜 대통령이 위기에 직면하고 한국의 정치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법치'를 위해 현 사태가 헌법절차와 국민 대의에 의거하여 조속히 종결되기를 희망한다.

이와 함께, 현 사태에 대해 일차적인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회피하고 정치적 생존만을 위해 우왕좌왕하는 세력과 정략적 이익만을 쫒아 정치혼란을 오히려 가중시키는 세력들에게 깊은 반성을 촉구한다. 또한 혼란을 틈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흔들고 '민중혁명'을 획책하는 불순세력들에게는 강력한 경고를 발하고자 한다.

현 사태를 매듭짓고 나라의 미래를 열어가야 하는 정부, 정치권, 지식인 등을 포함한 모든 책임당사자들에게 사사로운 계산을 떠나 최우선적으로 엄중한 안보상황을 직시하고 국가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위해 매진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오늘날 한반도 및 주변의 안보정세는 매우 엄중하다. 한국은 경제‧군사적 성장을 등에 업고 팽창주의적 대외정책으로 주변국들을 압박하는 중국, 과거에 대한 충분한 사과를 생략하고 보수화‧재무장을 재촉하는 일본, 군사력 재건을 통해 초강대국 복귀를 추구하는 러시아 등에 둘러싸여 있다. 동북아는 미국과 중국이 세력경쟁을 하는 사이 미·러 및 중·일 간에도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는 신(新)냉전 구도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거기에 더해 북한은 핵무기를 앞세우고 한국을 위협 하고 있으며,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유일 동맹국 미국의 동맹정책에는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의 강력한 북핵 제재를 끌어내려는 한국의 외교 노력은 국력의 한계로 인하여 난관에 봉착해 있으며, 경제성장의 정체와 내부분열로 한국의 상대적 왜소화(矮小化)와 주변부화는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칙 있는 대북정책, 역사교과서의 좌편향성 시정, 사드(THAAD) 배치, 북핵 제재, 북핵 위협에 대한 군사적 억제, 한미동맹 유지발전, 대중외교 중시, 북핵 대응을 위한 한일정보협력 등 당면 안보위기 극복 및 국가정체성 확립을 위해 불가피하게 시행되어 온 안보‧외교정책의 기조는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이 기조가 흔들릴 경우 한국은 동북아의 변방국가로 전락하고 국가생존은 위험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맥락에서, 지금 한국은 적어도 안보‧외교‧대북‧통일정책에 있어서는 공감대를 공유하는 정치권과 지식인사회를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 호가호위(狐假虎威)와 기득권에만 연연해온 '가짜 보수'와 '진보'로 행세하지만 사실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위장 진보'는 청산되어야 마땅하다. 이것이 한국이 직면한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안보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열어가는 첫걸음일 것이다.

   
▲ 최순실 게이트로 인하여 박근혜 대통령이 위기에 직면하고 한국의 정치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현 사태를 매듭짓고 나라의 미래를 열어가야 하는 정부, 정치권, 지식인 등을 포함한 모든 책임당사자들에게 사사로운 계산을 떠나 최우선적으로 엄중한 안보와 경제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2. 경제 분야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대외 시각이 차갑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28일 발표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6월 전망치에서 무려 0.4%포인트나 낮춘 것이다. 내년 세계경제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경제가 후퇴할 것이란 전망이기에 더욱 혼란스럽다. OECD는 동(同)보고서에서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3.3%로 전망했다.

OECD는 내년 한국경제 성장의 하방요인으로 글로벌 교역 회복 지연 및 최근 갤럭시7 생산중단, '최순실 게이트'로 지칭되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구조조정 지연 및 부정청탁금지법 영향 등을 꼽았다. 올 성장률 전망치는 3% 미만이 확실시된다. 그렇게 되면 2015년 이후 사상 초유로 3년 연속 2%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저성장의 구조화'다. 55만 여 명씩 쏟아지는 대졸자를 감당하기에 2%대의 성장률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한국경제는 도처에 지뢰가 묻혀있다. 가계 빚은 올 6월말 현재 GDP 대비 90%에 육박하고 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비율이 40%를 넘는 한계가구가 이미 2015년 3월에 134만 가구를 돌파했다.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원리금 상환에 큰 충격이 가해지는 구조다. 그리고 우리경제는 IMF외환위기 이후 차일피일 미루면서 제대로 된 구조조정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재무보강을 구조조정으로 치부하고 세월만 보냈다. 당연히 제조업 부실은 심각한 수준이다. 가동률과 매출액 증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트럼프의 불확실성도 경제엔 큰 부담이다. 최근의 금리 급상승은 트럼프의 등장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일정 시차를 두고 우리도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 취임 이후 한미 FTA 재협상과 중국의 높은 관세율 부과가 현실화되면 우리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가뜩이나 가계부채로 내수가 부진한 데 수출이 급락하면 경기추락은 불문가지다.

이 같은 위중한 시기에 국정은 공백상태이다. 경제 사령탑도 당연히 부재다. 설상가상으로 정치권은 국정공백을 '역이용'하고 한다. 기업의 지배구조를 흔들고, 투기자본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상법개정안을 ‘경제민주화’란 이름으로 입법시도하고 있다. 지금 국정조사란 명분으로 재단에 기부한 재벌 총수의 국회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다. 청문회를 통해 새로 밝혀질 것이 있을 것으로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언성 높이는, 총수 망신 주는 청문회가 되었다. 재계의 의사결정이 늦어지면 경제에 더해지는 주름살은 커진다.

절체절명의 위기일수록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한국경제의 가장 큰 취약점은 '활력저하'다. 주력산업은 이미 노쇠화 되었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은 오리무중이다. 저성장은 당연한 귀결이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저성장이다. 성장페달을 밟는 데 정책역량이 모아져야 한다. 재정을 풀고 금리를 낮춰 성장을 이끌 수는 없다. '경제를 성장하려는 의지'를 북돋고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각종 개혁입법을 서둘러야 한다.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고용을 촉진할 수 있는 입법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중단된 노동시장유연화 입법도 다시금 추진돼야 한다. 구조조정도 마찬가지다. 이들 과제는 경제가 굴러가게 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경제의 인프라'이기 때문에 정권의 이해와 무관하게 일관되게 추진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튼튼한 울타리가 좋은 이웃을 만든다. 마찬가지로 정치와 경제 간에 '방화벽'을 설치해야 한다. 지금 같이 정치가 경제에 짐이 된 적이 없었다. 정치와 달리 경제는 한번 무너지면 다시금 복원될 수 없다. 배가 침몰하는 데 돛대를 차지한 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촛불이 경제까지 태워서야 되겠는가. '경제의 방향키'를 놓치는 순간 미증유의 경제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3. 정치 분야

우여곡절 끝에 야 3당이 대통령 탄핵안을 지난 3일 발의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의 진퇴는 일단 9일 있을 국회의 탄핵안 표결에서 가려지게 됐다. 법치의 관점에서 보면 박 대통령의 거취와 관련해 국회가 탄핵으로 가닥을 잡은 건 그나마 다행이다. 민주주의는 다수결과 법치라는 2개의 바퀴로 굴러간다. 적법 절차는 어떤 경우에도 무시될 수 없다.

여야가 촛불민심에 빙자해 헌법적 근거가 없는 임의적인 합의를 통해 대통령의 조기 퇴진과 조기 대선으로 몰아가는 것은 아무리 정치가 ‘가능의 예술’이라 해도 매우 나쁜 선례를 남길 우려가 있었다. 6차례 촛불집회에서 표출된 분노한 민심이 아무리 거세다 할지라도, 한때 주권자인 국민이 정당한 절차를 통해 선출한 대통령을 숫자로 압박해 물러서게 하는 일이 발생하면 앞으로 법 제도의 바깥에서 군중을 선동하는 정치인이 나타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게다가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반대하는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은 데다 침묵하는 다수도 있다. 

일단 탄핵의 절차가 시작된 이상 정치권은 네 가지 지켜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모든 국회의원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탄핵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만 표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것이 확실하게 민의(民意)를 대변하는 것이라는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 

둘째,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국민에 의해 직접 선출된 유일한 대의기관인 국회는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면서 국가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도록 도와야 한다. 우리 헌정사에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일이 한 차례 있긴 했지만, 그때의 경험이 시스템으로 잘 정비돼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 정치권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리가 정치적 압박이나 위협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헌재의 평결이 불편부당하게 오로지 법리적 판단에 근거했다는 정당성을 얻게 된다. 촛불집회 주최 측은 국회의 탄핵 결정이 나더라도 계속 집회를 열어 압박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엔 헌재의 평결을 수긍하지 않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임을 유념해야 한다. 

넷째, 정치권은 지금부터라도 '작은 정부'를 만들기 위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지금의 국정마비상태를 야기한 근본원인은 따지고 보면 비대한 국가권력이다. 국가가 개인과 기업의 명운을 사실상 결정할 수 있는 한 권력을 빙자한 비리는 언제라도 다시 발생할 수 있다.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막으려면 국가가 통제하는 각종 자원과 불요불급한 규제와 간섭을 과감히 줄여야 한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
[이옥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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