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결 당일 의원회관 점령 엄포까지…의장 질서유지 안하면 참여 어렵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8일 야권과 좌파단체 일각에서 제기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당일(9일) '국회 개방'과 '표결 인증샷' 요구에 대해 "의회민주주의를 광장민주주의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라며 초헌법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앞선 요구에 대해 '고려해 보겠다'는 언급을 한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의장께서 국회 질서를 유지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상기시켰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의원은 개개인이 독립적 헌법 기관으로서 양심과 소신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투표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며 '투표 인증샷' 등 요구를 "대꾸할 가치도 없는 소리"이자 "초헌법적 발상"이라고 일축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일부 시민단체가 야당 또는 무소속 의원 명의로 의원회관 대회의실을 빌려 표결 당일 의원회관을 돌아다니며 의원들을 압박하겠다고 한다"고 전하며 "의회 민주주의와 광장 민주주의는 엄연히 다른데, 표결 당일 국회를 개방하겠다는 것은 광장을 의회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 의장은 이를 단호히 거부해야 하는데 무기력한 모습만 보인다"고 꼬집었다.

   
▲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사진=미디어펜


그는 "정 의장의 편향적이고 편파적인 국회 운영은 한두 번이 아니다"며 "지난 3일 새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도 의사일정을 다 마치고 '탄핵 정치 연설'을 하는 정동영 의원의 의사진행발언을 제지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정 원내대표는 탄핵안 표결에 대해 "자유투표로 간다는 입장을 밝혔고, 내일은 표결까지 일사천리로 간다"고 밝혀뒀다. 당론으로 소속 의원들의 찬반 의사를 구속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며, 분회의 표결 지연이나 저지 시도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가진 정 의장 주재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 공개발언을 통해서도 정 의장에게 이같은 요구와 함께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고 자유로운 의사 표시를 할 수 있도록 제반여건을 만들어주셔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일단 로텐더홀 앞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농성장 철회해주셔야 하고, 본관 앞 (국민의당) 캠프를 철거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의원회관에서 저렇게 점령 시국회의가 이뤄지면, 참여한 분들이 의원들 방을 다니면서 의원들의 표결에 영향을 주는 행동을 하게 되면 저희는 그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의사진행 참여가 어렵게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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