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9일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함에 따라 박 대통령의 권한은 정지됐고 대한민국 국정은 '임시 대통령'인 황교안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이날 대통령 탄핵 가결 직후 정세균 국회의장은 소추의결서 정본을 법제사법위원장인 소추위원에게, 헌법재판소·청와대·박 대통령에게 등본을 송달한다.

박 대통령가 소추의결서를 받는 즉시 헌재 판결까지 직무가 정지되고, 황교안 총리가 권한대행을 맡아 내치에 외교·안보까지 총괄하게 된다.

황 총리는 기존 국무총리에 더해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1인 2역을 담당하게 된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르면 탄핵심판은 최대 6개월까지 소요될 수 있고, 여기서 인용 결정이 나온다면 차기 대선이 치러지기까지 2개월을 추가해 황 총리는 8개월 동안 권한대행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제 대통령 탄핵의 공은 국회에서 헌재로 넘어갔다.

헌재 판결은 재판관별로 진보, 보수 성향이 엇갈리는 데다 이번 사안의 경우 소추 내용 및 심리 경과에 따라 깊은 고민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소추 사유 및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나 진술은 어떤 것인지 충실한 심리가 필요하다”며 “절차적 정당성과 대등한 공방전도 중요한 만큼 양쪽 얘기를 충분히 들어본 후 적법한 탄핵심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9일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함에 따라 박 대통령의 권한은 정지됐다./사진=미디어펜


특히 헌재의 탄핵 결정 시기에 대해, 헌재에서의 본격적인 변론이 내년 1월에 시작할 수 있기에 2~3개월 내로는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의 경우 소추 내용이 간단해 63일 만에 결론을 낼 수 있었으나, 이번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 내용은 복잡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이 헌재 탄핵소추 의결서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하고, 증인 채택 후 출석요구서를 보내기까지 최소 2∼3주가 소요된다.

내년 1월 본격적인 변론 시작 후 5∼6차례 변론 과정을 최소한의 심리 절차로 거치면 4월은 되어서야 탄핵 심리를 마칠 수 있다는 게 헌법재판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더욱이 12월 중순부터 최대 120일 동안 특검수사가 예정돼 있다.

헌재 입장에서는 특검의 수사 결과 최종발표를 기다린 뒤 탄핵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또 하나의 변수는 헌재 재판관 9명 중 2인의 임기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내년 1월 말, 이정미 재판관은 3월 14일 임기가 종료된다.

헌재가 탄핵심판에 들어가더라도 박한철 소장 임기 내 단기간에 결론을 내리긴 불가능하다.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는 황 총리가 헌법기관장을 임명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점에서 박 소장과 이 재판관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재판관이 탄핵 여부를 결정할 공산이 크다.

탄핵은 이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확정되는데, 이들 헌재 재판관 7명 중 5명은 보수 성향으로 꼽히고 있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할 경우 차기 대선은 60일 이내에 치러진다. 가깝게는 6∼7월 차기 대선이 치러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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