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현대상선이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과 가입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정식 회원(full partnership)으로 2M에 가입하지는 못했으나, 기존 멤버인 머스크·MSC와 선복(화물적재 공간)을 공유하는 등의 협력관계를 맺기로 해 해운동맹 가입이 아예 불발된 것은 아닌 '중간지대'에 서게 됐다.

11일 채권단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2M과 해운동맹 가입 협상을 마치고,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6일 덴마크 현지로 떠나 머스크, MSC와 해운동맹 가입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결론적으로 현대상선은 머스크·MSC와 동등한 수준에서 협력관계를 맺지는 못했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의 협력관계로, 이들 선사와 선복을 교환·매입하기로 했다.

'선복 교환'은 배에서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을 해운사끼리 교환하는 것이고, '선복 매입'은 짐을 실을 공간을 사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더해 머스크와 MSC는 서로 배를 섞어서 운영하는 '선복 공유'도 하는데, 현대상선은 여기에선 빠져 있다.

2M 가입 기간은 3년으로 잡았다. 통상 해운동맹 가입 기간이 5∼10년인 점을 고려하면 짧은 수준이다.

2M과의 계약으로 새로운 선박 발주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장기간 계약을 맺으면 현대상선의 성장에 불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주요 선사가 해운동맹을 결성하는 것은 노선을 공동 운영해 원가를 절감하고, 영업력 강화 효과를 보기 위해서다. 해운동맹에 가입하지 못하면 원양선사의 역할을 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현대상선과 채권단은 2M과의 협력관계가 가장 긴밀한 형태의 해운동맹은 아니지만, 동맹의 요건을 갖췄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실상 해운동맹에 가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2M보다 더 느슨한 해운동맹인 '오션 얼라이언스' 회원사들이 협력하는 수준으로 머스크·MSC와 협력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세계 17위 선사인 현대상선은 1위 거대 선사인 머스크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하며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해운동맹 가입이 현대상선이 법정관리를 피할 수 있었던 3가지 요건 중 하나였다는 점이다.

채권단은 ▲공모사채와 선박금융 채무재조정 ▲용선료 조정 ▲해운동맹 가입 3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현대상선은 해운동맹에 제대로 가입하지 못한 상황에서 '가입 동의서'를 확보했다는 것을 내걸어 법정관리를 피했는데, 같은 채권단 자율협약을 진행 중이던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갔다는 비판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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