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시경 기자] 2017년을 보름 앞둔 가운데, 올해 부동산 시장은 이른바 ‘될 곳은 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진단된다.

18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2016년 올 한 해 전국 분양시장은 지역에 따라 저마다 천차만별의 모습을 보여왔다.

   
▲ 대림산업의 '아크로리버뷰'(왼쪽)와 동원개발의 '동탄2 동원로얄듀크 2차' 견본주택 개관 첫날 수요자들이 몰려 있는 모습./자료사진=대림산업, 미디어펜DB


우선 계속되는 저금리로 투자자들의 유입이 지속되면서 부동산시장이 호황이었던 지난해에 이어 전국적으로 청약열기가 뜨거웠다. 올해 1~10월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4.71대 1로, 인터넷 청약이 의무화된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청약통장의 증가세도 이같은 열기에 한 몫 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2016년 7월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1순위 가입자수는 도입 7년여 만에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청약시장을 견인한 지역은 서울 및 동탄2, 하남 미사강변, 다산 신도시 등이다.

특히 ‘강남3구(서초·송파·강남구)’의 재건축·재개발은 잇따라 분양 흥행을 선도했다. 서초구 ‘아크로 리버뷰’는 평균 307대 1, 강남구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100대 1 등을 기록했다. 

높은 경쟁률에 힘입어 분양가 역시 천정부지로 솟았다. 올해 최고가를 갱신한 ‘신반포자이’는 평당 4457만원의 분양가에도 평균 38대 1로 1순위 흥행 마감에 성공했다. 지난 10월 기준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 평균가는 3.3㎡당 4012만원으로 사상 처음 4000만원대를 돌파했다.

수도권에서는 화성 동탄2신도시, 남양주 다산신도시 등 신도시 열풍이 거셌다.

동탄2신도시의 경우 지난해 북동탄 분양이 마무리되면서 상대적으로 KTX역과 먼 남동탄 분양은 침체될 것이라 예상됐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금융결제원에 의하면 지난 5월 공급한 ‘동탄2신도시 동원로얄듀크 1차’(평균 72대 1)의 전용 59A형은 2061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여 올해 주택형별 1순위 경쟁률 1위에 올랐다. 

뒤이어 분양된 ‘동탄 린스트라우스 더 레이크’의 경쟁률은 평균 78.64대 1, ‘동탄2 사랑으로 부영 1차(A70~72블록)’는 평균 55.55대 1이었다.

다산신도시는 진건지구의 ‘유승한내들 골든뷰’(48.13대 1)에 이어 지금지구에서도 ‘금강펜테리움 리버테라스’(21.70대 1) 등 1순위 마감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수도권 내에서도 용인, 김포, 평택, 광주 등은 미분양 시름이 깊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시군구 가운데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용인은 7월 말 기준 5010가구로 전국 미분양 물량 중 8%를 차지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택 과잉공급과 정부의 투자규제가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청약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집단대출 보증 규제 강화로 중도금 대출 보증 건수와 금액이 제한되면서 소위 ‘입지 좋고 돈 되는 아파트’에만 청약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방에서는 여전한 강세를 보이는 부산을 제외하고 입주물량 증가 및 조선·해운업계 불황 등이 맞물리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최근 2~3년간 가격과 공급량이 급증했던 지방 주택시장에서 이에 대한 피로감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대구는 지난해 청약광풍이 불었으나 올해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청약통장 가입자수 역시 2014년 3월 한달 간 3.49%가 늘었으나 지난해는 2.16%, 올해 3월에는 0.71% 등으로 대폭 줄었다.
 
아울러 조선·해운업의 구조조정은 경남 거제·통영·울산 동구 등 해당 산업의 비중이 컸던 지역의 시장에 타격을 가져왔다. 경기 침체로 투자 수요가 줄어 아파트값은 하락하고 거래량도 크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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