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가 지난 시즌 최종전에서 포항 스틸러스에 당한 패배를 설욕하며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울산은 8일 오후 2시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2014 1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38분 터진 김신욱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FC서울과 전남 드래곤즈 경기에서 서울 김용대 골키퍼가 공을 잡고 있다./뉴시스
 
개막전의 품격에 걸맞은 경기였다. 특별한 사연을 지니고 있는 두 팀의 만남은 경기 전부터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울산은 지난 시즌 포항과의 최종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 실점하며 아쉽게 정규리그 우승을 놓쳤다. K리그 역사에 남을 명경기였지만 울산에겐 두 번 다시 떠올리기 싫은 아픈 기억이었다. 
 
동계 훈련 기간 동안 복수의 칼날을 갈아온 울산을 개막전, 그것도 적진에서 포항을 침몰시키며 지난 시즌 최종전에서 당한 뼈아픈 패배를 화끈하게 설욕했다. 
 
울산의 지휘봉을 잡은 조민국 감독은 K리그 클래식 데뷔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숏패스 위주의 짜임새 있는 축구를 선보이며 김호곤 전 감독과의 차별화를 선언했다.
 
조 감독은 A매치를 치르고 귀국한 김신욱·이용·김승규 등을 모두 선발로 출전시키며 지난 시즌 최종전 패배에 대한 설욕 의지를 불태웠다. 작전은 적중했다. 
 
체력 부담을 안은 상황에서도 이날 풀타임 활약한 김신욱은 결승골을 뽑아내며 조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2014시즌 첫 골의 주인공이 됐다. 
 
울산으로부터 챔피언 예우를 받으며 그라운드에 들어선 포항은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김신욱의 한 방에 무릎을 꿇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을 떠난 노병준(대구)·박성호(요코하마)·황진성 등 베테랑들의 공백이 눈에 띄었다. 
 
출발은 울산이 좋았다. 전반 1분 포항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린 하피냐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지만 재빠르게 달려온 김광석이 가까스로 공을 걷어냈다.
 
울산은 전반 3분 코너킥 상황에서도 김성환의 헤딩슛으로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이명주가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공을 머리로 걷어냈다.
 
잠시 수세에 몰린 포항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중반 이후 경기를 지배하며 울산의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슈팅이 매번 울산 수비의 몸에 맞으며 결실을 맺진 못했다.
 
후반에도 포항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후반 12분과 13분 역습 상황에서 조찬호와 고무열이 날카로운 슛을 날렸지만 김승규 골키퍼의 선방과 골대 불운에 의해 골을 신고하지 못했다.
 
움츠려있던 울산은 힘겹게 만들어낸 기회를 골로 연결시켰다. 후반 38분 중거리슛이 신화용 골키퍼의 몸에 맞고 나오자 문전에 있던 김신욱이 달려들며 가볍게 차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