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수도권 청약열기를 이끌어온 서울 재건축·재개발 분양시장이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주춤하는 모양새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사태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경제 '컨트롤 타워'의 부재,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강화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내년 분양시장의 체력과 체질도 현저히 약화될 전망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반포 18·24차를 재건축한 삼성물산의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가 평균 12.3 대 1로 올해 강남 재건축 분양단지 가운데 가장 저조했다.

   
▲ 서울 비강남 주택정비사업 분양단지의 11·3대책 전후 청약성적표/아파트투유

11·3대책으로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데다 1순위자 청약자격이 강화되고 재당첨 기한이 5년으로 연장되면서 투자세력이 발을 붙이지 못한 데 따른다.

지난 1월 GS건설의 '신반포자이'가 3.3㎡ 당 4,290만원의 역대 최고가에도 불구, 양호한 청약성적(평균 37. 8 대 1)을 기록한 것과 비교, 대조를 보였다.

강남 재건축 시장은 올해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1순위 청약에서 기록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현대건설이 개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3.3㎡당 평균 4310만원의 고분양가 속에서도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 강남 재개발·재건축 열기의 정점을 찍었다. 

올해 개포발 재개발·재건축 열기는 송파구와 강동구 등 강남 4개구와 용산과 신촌, 성북 등 강북으로 번졌다. 

8월 분양한 장위1구역 재개발 사업인 '래미안 장위1구역'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1.12대 1을 기록하면서 강북발 재개발·재건축 인기를 입증했다. 

이어 10월 분양한 '신촌숲 아이파크'(평균 75대 1)와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평균 155대 1) 등에 투자세력이 가세, 잇따라 강북권 최고 청약률을 갱신했다. 

서울 재개발·재건축 시장의 인기는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전 주택형에서 사상 처음으로 3.3㎡당 평균 2000만원을 넘어섰다. 

면적별로는 ▲60㎡이하 2320만원 ▲60~85㎡ 2005만원 ▲85㎡초과 2602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금융 부실을 우려,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이어 투자과열지구에 대해 청약을 규제하는 11·3대책을 발표했다.

대책 발표 이후 서울 도심주택정비 청약시장은 된서리를 맞았다. 최상의 주택 브랜드인 래미안의 '신반포 리오센트'의 청약성적 부진이 대표적인 사례다.

   
▲ 강남 재건축 시장은 올해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1순위 청약에서 기록행진을 이어갔다./아파트투유
탄핵정국과 맞물린 경제 불확실성 점증은 청약시장에 불안심리 가중으로 분양단지의 청약경쟁률은 대책 이전에 비해 평균 3~5대 1로 줄었다.

 서울 마포구에 서강대를 중심으로 반경 0.5㎞에 자리한 '신촌숲 아이파크'(75 대 1)와 '신촌역 그랑자이'(32 대 1)는 11·3대책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석관 아트리치'는 '래미안 장위1구역'에 비해 입지와 가격 등의 경쟁력 우위에도 불구, 경쟁률이 평균 5 대 1로 '래미안 장위1구역'의 4분의 1수준에 머물렀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재건축 규제완화 이후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권 4개구를 중심으로 사업 추진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강남권 요지의 재건축 일반분양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1·3 대책으로 서울과 부산, 세종 등 청약과열지역 등에서 전매제한 금지와 같은 규제 적용과 함께 국정농단 사태 등 영향으로 청약률 상승을 이끌던 투자자들이 대거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내년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완화'에 있었다면 차기 정권이 유력한 야당은 '규제' 카드를 또 한번 꺼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분양시장은 물론 재고주택 시장도 당분간 관망세 흐름을 가져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교수는 "강력한 규제가 나온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탄핵 가결로 인한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부동산 시장 위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서울 등 수도권의 재건축·재개발 분양시장은 부동산시장의 불안심리 가중으로 전반적인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그러나 실수요층이 두터운 착한 분양가의 소형 분양단지의 분양성적은 올해 못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집단의 진단이다.

한문도 한국부동산박사회 회장은 "내년 우리나라 조기 대선과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과 맞물려 국내외 경제환경이 호전될 가능성이 낮다"며"수도권 재건축·재개발  분양시장은 거품 분양가 해소가 관건이며, 실질 소득이 뒷받침되는 유망 단지의 소형 분양시장은 어느 정도 온기를 유지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