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키움증권이 로보어드바이저 관련 상품에 승부수를 던졌다. 향후 다양한 로보어드바이저 투자 상품을 출시해 고객에 안정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7일 하이자산운용과 손잡고 ‘ROKI 1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키움증권이 개발한 독창적 투자 알고리즘을 활용해 미국의 주식·채권·원자재·통화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로 투자하는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다.

사람의 주관을 배제하고 계량적 모델을 통해 일정한 수익을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자산배분비중을 제시한다. 기대 수익률은 8% 안팎이다.

   

14일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사진)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진행된 로보어드바이저 상품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회사의 에이스 인력 20여명을 투입해 2년여에 걸쳐 만든 ROKI 1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를 자신 있게 선보인다”며 “아직 성과에 대한 목표를 정하는 건 무리지만 제품을 적극적으로 알려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권 대표는 “상품 이름인 ‘ROKI’에서 R은 Royal, O는 Open, K는 Killer, I는 Intelligence”라며 “Roya은 고객을 왕처럼 대한다는 뜻이고, Killer는 로보어드바이저 경쟁에서 이기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이날 설명회에 애초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돼 있었지만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에 대한 애착에 인사말과 마무리 말을 자청해서 맡았다는 후문이다.

키움증권은 작년부터 로보어드바이저 프로젝트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플랫폼 개발을 완료했다. 9월에는 업계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과 이를 활용한 자산관리 방법'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으며, 올해 알고리즘을 업데이트하고 금융위원회의 테스트베드 사전심사도 통과하고 현재 본심사가 진행 중이다.

증권사가 자체개발한 알고리즘을 적용해 자산운용사와 합작해 내놓은 상품은 이 펀드가 최초다. 특히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군을 편입해 금융시장 환경에 맞는 최적의 자산배분 비중을 도출하는 게 장점이다.

키움증권은 코스콤에서 진행한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서 위험중립형(2.59%)과 적극투자형(3.49%) 모두 1개월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안정추구형은 0.97%로 2위를 기록했다.

ROKI 1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국가별 금융지표와 투자자산 모니터링을 통해 글로벌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시장 이벤트 발생 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여부를 검토한다.

민석주 투자솔루션 팀장은 “일반적으로 펀드는 주식형, 주식혼합형, 채권형 등이 있는데 이는 투자 비중에 제한을 두게 된다”며 “ROKI 1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0~100%까지 자산 비중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기존 펀드는 투자 시장 상황이 나쁘더라도 주식형 펀드라면 자산의 70%를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 등 기준이 있었지만 혼합형 공모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알고리즘이 정하는 포트폴리오에 맞춰 특정 자산군을 아예 담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민 팀장은 “2008년부터 2016년 9월까지 백테스트를 해 본 결과 누적 수익률은 118%가 나왔고 연평균 수익률은 9.64%, 연 표준편차는 7.88%라는 결과를 얻었다”며 “목표로 하고 있는 8%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권 대표는 마무리 말을 통해 “금융분야 혁신이 화두고 로보어드바이저는 그 중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검증 단계지만 리서치, 퀀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요 인력을 투입해 공을 들인 작품인 만큼 향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우직하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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