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납치된 것처럼 속여 돈을 뜯어내는 보이스피싱 사례가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9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고등학생 아들을 둔 신모(46·여)씨는 지난 4일 오후 3시께 아들의 전화로 “자신이 납치됐다”는 아들의 전화를 받았다.

   
▲ 보이스피싱을 개그화한 개그콘서트 '황해' 한 장면,/개그콘서트 캡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신씨의 집에 도착했을 당시 신씨는 "엄마 나 납치됐어, 살려줘"라는 울음 섞인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당시 보이스피싱 일당 중 한 명은 신씨의 아들인 척 연기를 했으며 다른 일당은 현금 2,000만원을 보내야 아들을 풀어주겠다고 협박했다.

범인은 신씨가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계속 통화를 하면서 중간에 신씨 아들로 추정되는 울음소리를 들려주며 협박을 이어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신씨는 보이스피싱 일당이 들려주는 목소리가 자기 아들일 거라는 확신을 하기 시작했다. 300만원을 송금했으며 2,000만원도 송금하겠다고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신씨 아들의 학교에 전화를 걸어 신씨에게 아들의 목소리를 들려준 다음 일단락됐다.

경찰 관계자는 "비슷한 목소리와 울음소리 등을 이용하면 부모들은 속을 수밖에 없다"며 "신씨의 경우에도 실제 아들과 통화를 하면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하는 등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같은 보이스피싱에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