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장 최순실씨 존재자체를 몰랐다", "최씨측 평창땅 매입요청 없었다" 부인
한진그룹은 한국일보가 16일 조양호회장이 최순실의 땅을 매입하지 않아 평창올림픽위원장에서 해임됐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한국일보 안아람기자는 이날 조회장이 최순실씨가 소유한 강원 평창군 일대 2필지의 부동산을 매입할 것을 강요했다고 보도했다. 조회장이 이를 거부한 것을 계기로 지난5월3일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에서 전격 사임했다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한진그룹은 "한국일보 보도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룹고위관계자는 "조회장은 최순실씨의 존재자체를 몰랐다"고 밝혔다. 한진측은 "최씨로부터 땅 구입을 요청받지 않았”고 해명했다.

조회장은 최근 국회 최순실특위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면서 "정부로부터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조회장은 "임명권자의 뜻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담담하게 증언했다.

조회장은 지난 5월 김종덕 전 문체부장관으로부터 조찬을 하자는 전갈을 받고 나간 자리에서 "그만 두셔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를 전하는 김전장관도 자세한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으로부터 조회장 퇴진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한다. 이는 안종범 전정책조정수석의 의견에 따른 것이라는 게 문체부안팎에서 전해졌다.

   
▲ 조양호 한진회장이 지난 5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에서 경질된 것은 최순실씨의 평창 땅 매입 거부와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한진측은 강조했다. /한진

검찰 특검은 압수한 안종범 전 수석의 노트에서 조회장 경질이란 메모가 발견했다. 박근혜대통령 의중이 담긴 메시지였을 가능성이 높다. 최씨가 대통령을 움직였을 개연성이 있다. 

언론과 야당은 그동안 조회장의 퇴진과 관련해 다양한 루머와 찌라시들을 양산했다. 심지어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도 최씨에게 미운 털이 박혀서 그런 것이라는 소설도 제기됐다. 2014년 땅콩회항 논란시 조현아 부사장이 구속된 것도 최씨의 평창올림픽 사업을 지원안해서 그렇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정부사이드에선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선정문제와 수천억원이 부족한 재원조달 문제등이 퇴진사유로 거론된다. 박근혜대통령은 진돗개를 유난히 사랑했다. 문체부와 평창올림픽조직위에 마스코트로 진돗개가 선정되도록 노력하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문체부에서 파다하게 퍼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위원장은 한국은 개고기를 먹는 국가여서 진돗개를 마스코트로 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한국의 동물보호단체는 지속적으로 IOC 등에 보신탕먹는 장면들을 보냈다. 유럽인들은 한국에 대해 여전히 동물학대국가라는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

난항을 겪은 진돗개문제를 담판하기위해 김종덕 전장관은 스위스로 날아갔다. 바흐는 김전장관과 언쟁도 벌였다는 후문이다. 바흐는 한국정부가 계속 진돗개를 고집하면 김전장관과의 예정된 오찬도 취소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또 한가지 가설은 평창올림픽에 소요되는 재원이 부족해 재계로부터 수천억원의 지원이 필요했다는 것. 청와대와 정부는 조회장에게 주요그룹 총수들에게 추가적인 재정지원을 부탁해주길 바랐다고 한다. 조회장이 이에 난색을 표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후임은 정부와 재계에 인맥이 넓은 이희범 전 산자부장관이 맡았다.

가장 유력한 정설은 평창올림픽시설과 관련돼 있다. 조회장은 유럽의 최고의 전문업체에게 맡겨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다. 최씨는 자신이 설립한 회사를 끼워넣으려다 조회장의 소신에 무산됐다고 한다. 그룹측도 이같은 추측에 무게를 실고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대한민국 수준이 몇십년 후퇴하게 되는 셈이다.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농단의 폐해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최씨가 이를 괘씸히 여겨 청와대에 조회장의 경징을 요구했다는 이야기가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미디어펜 이서영기자  

[미디어펜=이서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