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미국 땅에 십년 넘어 살면서 뻐꾹새가 그리워 / 아침저녁 식사 때면 런치에다 비프스텍 맛 좋다고 자랑쳐도 / 우리나라 배추김치 깍두기만 못 하드라 / 자나 깨나 잊지 못할 김치깍두기

원조 한류 걸그룹, 김시스터즈의 대표곡 ‘김치깍두기’다. 발랄한 멜로디에도 불구하고 고국을 그리워하는 가사가 애잔하다. 3자매가 결성한 김시스터즈는 50, 60년대 가수지망생에게 꿈의 무대였던 미8군 무대에 데뷔했다. 13개의 악기를 자유자재로 연주한 이들에게 미군은 열광했다. 급기야 1959년에 라스베가스로 진출했고, ‘찰리 브라운’은 빌보드 싱글차트 6위에 오를 만큼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성공해서 나라를 드높일 때까지 귀국하지 말라.” 김시스터즈의 어머니 이난영씨가 고국을 떠나는 딸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이후 어머니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소식에도 미국에서의 공연을 취소할 수 없어 장례식에 자리하지 못했다. 

김시스터즈 외에도 미8군 무대에 서고 싶었던 가수지망생들의 눈물겨운 인생스토리는 넘친다. ‘경쟁’의 원리가 작동했기 때문이다. 미8군 무대 지망자는 연간 2차례 진행된 오디션을 통과해야 했다. 한번 통과했다고 평생 무대에 설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수시로 실력 없는 가수를 무대에서 걸러내는 구조였다.

이곳에서 탄생한 가수들은 훗날 한국 대중가요의 역사를 이끌었다. ‘한국의 비틀즈’ 키보이스, 한명숙 외에 요즘 젊은 층에게도 잘 알려진 현미, 패티김, 조용필 등이 대표주자다. 이때 미군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 연간 120만 달러다. 당시 한국이 수출로 벌어들인 돈(100만 달러)보다도 많은 외화가 미군부대에서 창출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미군부대는 서양문화 유입창구이자, 외화벌이의 노다지였다. 가난했던 시대상황을 마주하고, 극복해야 했던 선배세대의 ‘고군분투’가 녹아있는 삶의 현장이기도 했다. 그들의 노력이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에 외화라는 단비가 되어 내렸다.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대한민국은 이렇게 일어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린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

   
▲ 대한민국은 가짜 진보와 결별해야 한다. 대한민국 역사를 긍정하고 자유를 사랑하며 사회 탓보다는 개인의 노력을 존중하고 경쟁을 피하지 않는 이들이 대한민국의 진짜 진보이자 정의다./사진=연합뉴스


반미주의에 유린당하는 미군부대

그럼에도 세상에 유통되고 있는 정보는 암울하다. 인터넷에 미군부대를 검색하면 온통 미군범죄, 미군철수, 기지촌 성매매와 같은 부정적 기사만 보인다. 특히, ‘양공주’라고 불린 이들 여성의 삶은 가난했던 한국의 아픈 역사다. 그건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문제는 자신들의 비뚤어진 목적을 관철시키기 위해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만 확대해석해 국민의 분노를 부추기는 이들이다. 미군부대 성매매 문제를 일본 위안부처럼 이슈화시켜 대한민국 산업화에 흠집을 내기 위해, 자칭 ‘진보’라 일컫는 여러 단체가 나섰다. ‘기지촌여성인권연대’라는 시민단체가 앞장서고, 민변이 소송을 돕고 있으며, 한겨레를 위시한 좌파 언론사가 나팔수 역할을 하고 있다. 한겨레 신문은 아래와 같은 문장을 기지촌 여성의 증언이라며 보도한다.

‘기지촌여성 인권 회복’이라는 외피를 쓰고 결국엔 반미감정을 조장해 미군을 한반도에서 철수시키는 것이 이들의 궁극적 목표다. 누가 진정 기지촌 성매매 여성들의 인권을 악용하고 유린하는 것인가? 

“니네들이 좋아서 (기지촌 생활) 했는데 뭐가 불만이냐는 질문을 참 많이 들어요. 그런데 한국 정부가 미국 안 끌어들였으면 우리가 이렇게 되었겠어요?” 

“저는 솔직히 이 나라가 미워요. 왜 미군들에게 그렇게 꼼짝을 못한 걸까요.”

누가 진짜 진보인가

‘부모가 나무를 심으면, 자식이 그늘 덕을 본다’는 말이 있다. 6.25전쟁에서 교훈을 얻은 이승만 정부는 미국이라는 세계 최강의 나무를 한반도에 심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늘 밑에서 안심하며 ‘한강의 기적’이라는 열매를 일궜다.

미8군 무대에 한번 서기위해 애썼던 이들, 모든 게 낯선 이국땅에서 노래로 한국의 존재를 알린 이들 모두가 그 열매의 주인공이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역사를 미완성의 역사로 치부하는 일부 세력은 그 나무를 걷어차지 못해 안달이다.

이제 우리는 이들과 결별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긍정하고, 자유를 사랑하고, 사회 탓보다는 개인의 노력을 존중하고, 경쟁을 피하지 않는 이들이 대한민국의 진짜 ‘진보’이자 ‘정의’다. /황정민 자유경제원 연구원

   
▲ 6.25전쟁에서 교훈을 얻은 이승만 정부는 미국이라는 세계 최강의 나무를 한반도에 심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늘 밑에서 안심하며 ‘한강의 기적’이라는 열매를 일궜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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