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국내 주식을 위탁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에게 장기투자를 독려하는 방향으로 평가기준을 바꾼다.

또 위탁 펀드 유형별로 제시하는 투자지침인 벤치마크 복제율을 폐지해 운용사들의 자율성을 높이고, 유형별로 고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질적 평가 항목을 도입하기로 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 주식 위탁운용 평가 기준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위탁펀드 평가 시 단기 성과 항목(1년 수익률)은 제외되고 장기 성과 항목(3년·5년 수익률)에 대한 평가 비중이 각각 50%로 늘어난다.

그간 논란이 됐던 벤치마크 복제율 지표는 없애는 대신 펀드매니저의 일관된 투자전략 유지 여부를 보여주는 지표인 스타일 전략 등에 관한 질적 평가항목을 도입한다.

이에 따라 위탁운용사들이 자유롭게 유형별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국민연금은 지난 6월 위탁운용사들에게 순수주식형, 장기투자형, 대형주형은 벤치마크지수의 50% 이상, 사회책임투자와 가치주형은 60% 이상, 중소형주형은 20% 이상을 복제(포트폴리오 동일화)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대형주로의 쏠림현상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아울러 정기평가에 따른 운용사 등급 체계를 현행 S, A, B, C 등 4개에서 가, 나, 다 등 3개로 바꾸고 자금배정 가능 등급을 현행 S와 A(상위 50%)에서 가와 나(상위 75%)로 확대하기로 했다.

더 많은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기 위한 조치다. 이 밖에 장기적인 성과가 우수한 운용사에 대해서는 기본보수를 올려주기로 했다.

기금운용본부는 이번 기준 개정으로 운용사들의 투자 자율성을 한층 더 보장하고 장기투자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은 "국내 운용사들이 스스로 제시한 목표 달성을 위해 고유한 역량을 꾸준히 발휘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데 방점을 뒀다"며 "글로벌 수준의 위탁운용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국민연금은 약 100조원에 달하는 국내주식 운용기금 가운데 11월 말 현재 46조원 정도를 위탁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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