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연합뉴스TV기자·제보자 2명 찾아와 '고영태 태블릿 사용' 증언"
"위증교사 명백한 허위, 고영태 법적대응할것…추측보도 자제해달라"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4차 청문회에서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에게 위증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은 17일 "위증교사와 관련된 내용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만희 의원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국회 기자회견도 열어 이같이 말한 뒤 "저는 지금 이 시간까지 박헌영 증인을 만나거나 전화통화도 한 사실이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더욱이 사전에 입을 맞추거나 태블릿PC에 대해 고영태(전 더블루K 이사)가 들고 다녔다거나 고영태의 것으로 박헌영에게 위증을 하라고 지시하거나 교사한 사실은 더더욱 없다"고 항변했다.

이 의원은 박 전 과장에게 질의하게 된 경위가 앞선 청문회의 연속으로서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실제로 국조특위 위원 중에서 태블릿 입수 경위에 관해 유일하게 파헤쳐온 인물로, 단독 입수 보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JTBC의 손석희 보도사장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같은당 하태경 의원의 제안도 이 의원의 질의에서 기인했다.

그는 "저는 지난 (11월30일) 1차 기관보고 당시부터 이창재 법무부 차관에게 태블릿의 입수 경로에 대해 질의했으며 (12월7일) 2차 청문회에서도 고영태 증인에게 태블릿에 대해 '최순실씨가 쓴 것을 본 적이 있는지, 본인이 검찰에 제출한 태블릿이 있는지' 등을 확인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태블릿은 비선실세 최순실이 국가기밀 외교문서까지 받아보며 국정을 농락했다는 실체적 증거로서 매우 중요한 증거물이었다"며 "PC의 실제 소유자와 입수경로에 대한 명확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일명 '최순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모습./사진=이만희 의원실 제공


이 의원은 "15일 4차 청문회를 앞둔 12일 연합뉴스TV 이모 기자로부터 저희 의원실 비서관에게 연락이 와, '태블릿에 관해 제보자들과 함께 찾아뵙고싶다'는 요청이 왔고 다음날인 13일 저녁 9시50분쯤 만나게 됐다"며 "동석한 사람은 더블루K에서 6월부터 근무했다는 류모씨와 고영태의 펜싱 선배라는 정모씨와 이 기자였다"고 회상했다.

문제의 제보자들은 고영태 전 이사의 청문회 증언을 위증으로 간주하고 찾아왔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제보자 2명은 "종편에서 보도된 태블릿에 대해 고씨는 청문회에서 '알지 못한다'고 했지만 분명히 고씨가 들고 다닌 걸 본 적이 있다"거나, "최씨가 더블루K 사무실 짐을 정리하면서 '저 태블릿은 고씨의 것이니 고씨의 책상에 넣어두라'는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또한 자신이 '종편이 입수한 태블릿과 (더블루K) 사무실에서 봤다는 태블릿이 동일한 것이냐'고 묻자 "고씨가 여직원과 박씨에게 (태블릿) 전원 케이블(충전기)을 사오라고 시켰는데 둘 다 맞는 걸 사오지 못해서 그대로 방치돼있었다"고 제보자들은 진술했다고 한다.

고 전 이사는 지난 7일 2차 청문회 당시 '최씨를 태블릿을 사용 못 하는 사람으로 안다', '태블릿을 사용할 줄 모른다는 최씨로부터 받았으나 사용한 적 없고 검찰에 증거물로 제출했다'는 요지의 진술을 했다.

그러자 검찰 측도 당일 고 전 이사가 제출한 것을 포함한 '태블릿 2개'를 증거물로 갖고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시인했는데, 13일 이 의원을 찾은 제보자들은 고 전 이사와 상반된 이야기를 전한 셈이다.

이 의원은 이에 따라 "제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관계자인 박씨에게 사실 확인을 위한 질의를 한 것이었다. 오히려 태블릿에 관해선 이후 다른 의원과의 질의 응답에서 사실관계가 더 구체화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날(13일) 제보자와의 자리는 청문회 과정에서 갖고 있던 JTBC의 (태블릿) 입수 경위에 대한 의문점을 해소하는 자리였고 그 내용물 등은 검찰 수사과정에서 밝혀지리라고 얘기한 바도 있다"며 "저는 고씨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며 향후 이에 대한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자신과 최씨가 '한패'라는 프레임이 조장되는 데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 의원을 둘러싼 논란은 앞서 고씨가 13일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15일 4차 청문회에서 박씨가 새누리당 한 의원과 사전에 입을 맞추고 위증을 할 것"이라며 해당 의원이 박 전 과장에게 '최 씨와 일하며 태블릿PC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면 '고 씨가 들고 다니는 것을 봤다. 한 번은 태블릿PC 충전기를 구해오라고 했다'고 대답하는 시나리오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견한 사실이 17일 보도되면서 촉발됐다.

실제 4차 청문회에서 박 전 과장은 이 의원이 '사무실에 근무하면서 종편에서 문제가 된 태블릿을 본 적이 있나'라고 묻자 "본 적이 있다. 제가 봤던 그 태블릿이 종편에서 공개된 PC라고 추정하는 이유는 고씨가 태블릿을 들고 다녔기 때문"이라면서 "충전기를 사오라고 했는데 핀이 예전 것이어서 못 사온 적이 있었다. 그것으로 고씨가 핀잔을 줬고, 그래서 태블릿을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