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금융노조위원장 선거가 오는 20일 치러지는 가운데 두 후보의 경쟁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 서로의 선거운동에 대해 '선관위 제소' 등 강공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어서 '내분'이 끝나기를 바라는 시선도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0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기호 1번 허권 후보와 2번 김기철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사무처장이 한 조를 이뤄 후보에 등록하는 관행에 맞게 허 후보는 성낙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유주선 신한은행 위원장과 손을 잡았고, 김 후보는 우리은행 박원춘 위원장, 황은숙 전 국민은행 부위원장과 팀을 구성했다.

   
▲ 금융노조위원장 선거가 오는 20일 치러지는 가운데 두 후보의 경쟁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20일 금융노조가 투쟁상황실에서 성과연봉제 반대 기자회견 현장에서 구호를 외치는 모습 /미디어펜


넓게 보면 금융노조라는 '한 지붕'에 속해 있지만 위원장직을 걸고 펼쳐지고 있는 이들 '두 가족'의 경쟁은 상당히 치열하다. 

심지어 지난 주말에는 '선관위 제소' 등 험악한 표현이 나오기도 했다. 발단은 지난 16일 허권 후보 측이 "금융노조 산하 33개 지부 중 22개 지부가 기호1번 허권 후보를 지지선언하고 나서 이미 대세가 기울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부터였다.

김기철 후보 측은 △기호 1번측이 제시한 명단에는 현직 지부위원장이 아닌 '당선자'가 포함돼 있어 대표성이 없고 △부위원장 6인의 지지를 '대표자의 지지'라고 주장했으며 △지부 위원장의 지지를 '각 지부의 지지'로 치환할 수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허 후보 측의 '대세' 주장이 허위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22개 지부 지지선언' 등 일방적인 허위사실을 그대로 보도할 경우 법률적 책임이 발생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선관위 제소 등 강력대응을 암시한 것이다.

한편 두 후보 간의 경쟁이 지나치게 뜨거워 금융노조 전체의 화합을 흐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나라가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금융당국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에 금융노조가 단합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내부에서 나온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현행 금융노조의 상황에 대해 "성과연봉제 같은 커다란 이슈에 대해서도 각 후보가 따로 반응하고 있어 금융노조의 단합된 대응이 전혀 안 되고 있다"면서 "어느 후보가 됐든 어서 선거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0만 금융노조 조합원들의 이익을 대변하게 될 금융노조위원장 선거는 오는 20일 치러진다. 선거 결과는 오는 23일경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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