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돌아간 뒤 자살을 시도했던 중국 국적의 북한이탈주민(탈북자) 김모(61)씨가 머물렀던 숙소의 CC(폐쇄회로)TV 영상 등을 확보해 구체적인 자살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을 총괄 지휘하는 윤갑근 대검 강력부장(검사장)은 9일 기자들과 만나 "김씨가 머물렀던 숙소의 CC(폐쇄회로)TV 영상도 확보하고 (김씨의) 통화내용 등도 살펴봤는데 현재까지 특별한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이 확보한 CCTV 영상에는 김씨가 자신의 방에 혼자 들어갔으며 외부인의 출입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CCTV 영상에는 방에서 나온 김씨가 검은색 봉지에 흉기를 넣은 채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도 녹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찰은 김씨가 머물렀던 방 안의 CCTV 영상은 확보하지 못해 김씨가 방 안에서 언제·어떤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으며, 이에 따라 김씨의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김씨를 상대로 자살 시도 전후 정황과 동기 및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김씨가 자살을 시도하기 전 담당 검사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를 보낸 것과 관련해 검찰은 통상적인 신변 안전 확보 및 심리적 안정을 위한 조치 차원에서 김씨가 담당 검사의 휴대전화 번호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김씨가 자살을 시도했던 시간에 대해서도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방 안에 CCTV가 없어 김씨가 흘린 피의 양만으로는 시점을 추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김씨의 자살 시도와 관련한 일부 자료를 넘겨받았으며, 김씨가 자살을 시도하면서 방 벽면에 자신의 혈흔으로 '국정원'이라는 글씨를 남겼는지의 여부, 김씨 유서 내용의 진위, 김씨가 3차례의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접촉한 사람 등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김씨의 자살 경위와 관련해서 김씨가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국가정보원 대공수사팀 요원들과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할 전망이다.
 
윤 검사장은 "김씨의 자살 동기는 수사팀의 기본적 임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정원 협조자로 알려진 김씨는 지난 5일 세 번째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한 뒤 서울 영등포구 소재 L모텔에서 흉기로 신체 일부를 그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김씨는 4장짜리 유서를 통해 "대한민국 국정원에서 받아야 할 금액이 있다"며 "가짜서류제작비 1,000만원, 2개월 봉급 300x2=600만원, 그리고 수고비"라고 언급했다.
 
현재 김씨는 병원에서 봉합 수술을 받은 뒤 상태가 호전돼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