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시경 기자] 11·3 부동산대책으로 아파트 신규 분양의 청약 규제가 강화되면서 ‘부적격’ 청약에 대한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20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11·3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전국 곳곳 분양현장에서 1순위 청약자격 강화에 대해 문의가 쇄도, 견본주택과 가상 홈페이지에 변경 제도에 대한 문의가 쇄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 삼성물산은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홈페이지 에 '부동산 대책 주요내용'을 추가해 해당 내용을 설명해 두었다./자료사진='래미안 리오센트' 홈페이지 캡처


지난달 대책 발표 이후 견본주택 문을 연 단지들에서는 아파트보다 11·3 대책 자격요건에 대한 문의가 더 많았다.

‘신촌그랑자이’의 신병철 분양소장은 당시 “상담석에서 바뀐 대책에 대해 묻고 특히 ‘내가 1순위자 조건에 해당되느냐’고 묻는 관람객이 대다수였다”며 “세대주가 아니면 청약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나서 가족들 명의 통장을 총동원하려던 사람들이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견본주택 내부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이른바 ‘떴다방’ 업자들을 붙잡고 본인의 자격을 확인하려는 사람들이 여럿 보였다. “지난해 2순위 당첨됐지만 계약하지 않았는데 이것도 재당첨제한에 걸리느냐”고 묻던 성모씨(39)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신 소장은 “분양 당시에는 11·3 대책에 대해 전해듣지 못하고 청약했다가 ‘부적격자’로 판명되는 수요자가 많을까봐 우려됐다”며 “다행히 상담석에서 집중 공지하는 등 신경 쓴 덕분인지 실제 부적격자는 10%로, 대책 전 수준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연희 파크 푸르지오’ 등 같은 시기 분양한 단지들도 “수요자들이 먼저 신중한 자세를 보여서인지 다행히 부적격자가 크게 늘진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예 분양 홈페이지에 ‘11·3 대책’ 관련 코너를 마련한 건설사도 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홈페이지 내 ‘단지개요’보다 더 상위에 ‘부동산 대책 주요내용’을 추가해 수요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매제한기간 강화 ▲1순위 제외 대상 ▲재당첨 제한 등 청약을 원하는 사람이 알아야 할 부분을 정리해서 올려두었다.

한상윤 삼성물산 소장은 “실수요자 위주로 관심을 보인 단지이긴 하나 서초구 등 강남4구가 11·3 대책의 청약과열지정지구로 선정돼 혹시 수요자들이 모르고 청약할까봐 준비했다”고 답했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11·3 대책에 대한 문의가 쏟아져 정신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남4구 중 한 지역인 송파구의 I 부동산 관계자는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견본주택이 오픈하자 ‘내가 청약할 수 있겠느냐’는 문의전화가 가장 많이 걸려왔다”며 “자격조건에 해당되는 것을 확인한 뒤에 견본을 보러가겠다는 고객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지방에서도 청약과열지정지구로 선정된 지역들은 대책에 신경을 곤두세운 분위기다.

'세종 더샵 예미지' 분양 관계자는 "분양 전 하루 평균 600통의 상담전화를 받았는 데 절반이 청약 가능 여부였다"고 말했다.

전매제한기간 강화 요건이 제외된 부산에서도 대책에 대한 관심은 컸다.

동래구 명장동에 위치한 H 부동산 관계자는 “11·3 대책 탓인지 서울 사람들의 문의도 많아졌다”며 “다운계약서 등에 대해서도 더 까다로워져 단속반, 주파라치 등이 부쩍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대학생인 아들들의 명의로 청약을 넣으려고 중개업소에 온 이모씨(50·여)는 11·3 대책에 대해 듣고 실망한 모습이었다. “부동산에 빠삭한 친구가 추천해줘 나와 아들들까지 세 명 이름으로 신청하려 했는데 세대주가 아니면 안 된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미디어펜=이시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