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4대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 '멤버십 포인트'를 항공사 마일리지로 바꿔주는 서비스가 도입돼 고객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은행들은 '항공기금융'을 통한 비이자수익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어 항공산업과 은행산업의 '아름다운 동행'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은행권 멤버십 포인트를 '항공사 마일리지'로 전환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통상 항공권 발권이나 항공사 제휴 신용카드 사용으로 마일리지를 쌓던 관행에 '은행권 통합 포인트'가 더해진 모양새다.

   
▲ 항공산업과 은행산업의 '아름다운 동행'이 이어지고 있다. 멤버십 포인트를 항공사 마일리지로 바꿔주는 서비스가 도입되는 한편 항공기금융 계약도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에어캡과의 항공기금융 단독 주선에 성공한 KEB하나은행 기업고객지원그룹 윤규선 부행장(오른쪽)이 폴 로프 에어캡 그룹 회계 총괄(왼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KEB하나은행


시중은행들은 고객들의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2일부터 위비멤버스 꿀머니를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전환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의 멤버십 포인트인 '위비꿀머니' 20 포인트를 아시아나 1마일로 전환할 수 있다. 연간 최대 10만마일(200만꿀 소요)까지 전환이 가능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대한항공과도 마일리지 전환을 위한 제휴를 추진 중"이라면서 "우리카드 보유자가 아니더라도 꿀머니만 있으면 직접 마일리지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멤버십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처음으로 시작한 KEB하나은행 고객의 경우 항공사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하나머니를 OK캐시백 포인트로 전환한 뒤 신세계포인트→삼성카드 포인트→항공사 마일리지 과정을 거칠 수 이쓴 것.

삼성카드를 보유 고객의 경우 포인트를 활용해 싱가포르항공은 10:1, 전일본공수(ANA) 마일리지는 18:1의 비율로 전환할 수 있다. 삼성카드3+ 이용자의 경우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15포인트당 1마일로 전환 가능하다. 하나머니에서 OK캐시백으로 전환할 수 있는 한도는 한 달에 10만 포인트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경우에는 카드 보유고객에 한해 마일리지 전환이 가능하다. 신한FAN클럽의 마이신한포인트는 대한항공의 경우 16~25포인트당 1마일, 아시아나는 15~20포인트당 1마일로 전환할 수 있다. 카드 종류에 따라 '전환율'이 달라진다.

KB금융이 지난달 LG유플러스와 공동 개발해 내놓은 통합 멤버십 서비스 '리브 메이트'를 통해서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마일리지 전환이 가능하다. KB국민카드 보유자에 한해 대한항공은 리브 메이트 20포인트를 1마일로, 아시아나는 18포인트를 1마일로 전환 가능하다.

은행과 '비행기'의 거리는 항공기 금융을 통해서도 가까워지고 있다. 항공기금융이란 항공기의 구매‧운용에 들어가는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항공기의 경우 단 1대의 항공기를 취급하기 위해서도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은행권이 개입할 여지가 많다.

이자수익을 대체할 '틈새수익' 확보 차원에서 시작한 사업이지만 시장규모 확대에 따라 은행권의 투자계획도 점점 커지는 추세다. 내년에도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은 올해만 6건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지난달에는 필리핀항공과 항공기를 담보로 한 4200만 달러 대출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분위기를 보던 우리은행과 국민은행도 항공기금융 대열에 동참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초 호주 최대 항공사인 콴타스항공에 3300만 달러 규모의 항공기 담보 대출을 진행했다. 국민은행도 중동 에미레이트항공에 대한 대출을 포함해 3건 내외의 항공기금융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항공기금융 확산에 대해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수수료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제하면서 "비이자수익 확보 차원에서 당분간 이와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