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새누리당의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 비박계 의원 35명이 21일 탈당을 선언하면서 보수 신당이 출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들은 오는 27일 탈당을 행동에 옮길 계획이다.

또 내년 1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한 이후에는 새누리당에서 추가 탈당파가 나오고, 이들이 제3지대로 모일 가능성도 있어 차기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정계개편이 예고됐다.

지난 1990년 1월 3당 합당으로 민주자유당이 창당된 이후 26년만에 보수 세력의 대분열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이날 탈당을 선언한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은 김무성·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강길부 나경원 주호영 김성태 황영철 등 35명이다. 

비박계의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오전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 “저희는 새누리당을 떠나기로 마음을 모았다”며 “가짜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정치의 중심을 세우고자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또 “분당 결행은 12월27일에 하겠다. 날짜를 이렇게 잡은 이유는 더 많은 의원들의 동참을 호소하는 의미와 함께 의원들이 지역에 내려가 당원과 지역 주민에게 (분당의) 뜻을 전달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새누리당의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 비박계 의원 35명이 21일 탈당을 선언하면서 보수 신당이 출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들은 오는 27일 탈당을 행동에 옮길 계획이다./미디어펜


이날 탈당파와 새누리당을 선도 탈당한 김용태 의원이 합치고, 이 밖에 3~4명만 더 영입해도 현재 38명인 국민의당을 제치고 3당이 될 수 있다. 

새누리당 비박계의 탈당이 실행될 경우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포함한 대선 후보나 세력 간 합종연횡이 촉발될 것이기 때문이다. 

탈당한 비박계가 개헌을 매개로 거대한 3지대를 형성할 수도 있고, 당장 국민의당과 합쳐질 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개헌을 매개로 한 3지대론은 오래전부터 회자되어왔으며, 이럴 경우 ‘반 문재인’ 세력 형성도 가능하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손학규 전 민주당 고문은 물론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도 개헌에 찬성하고 있으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개헌 쪽으로 서서히 쏠리고 있다고 한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의 경우 이미 ‘개헌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며 독자행보에 나섰기 때문에 호헌파라는 명분으로 반문 세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반기문 총장이 1월 중순 귀국한 뒤에는 거대한 신보수 세력의 등장과 함께 정계개편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탈당선언을 한 비박계나 남아 있는 친박계 모두 반 총장의 합류를 기대하고 있어 반 총장의 행보에 따라 새누리당의 추가 탈당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충청 출신으로 반 총장의 복심을 전한 바 있는 정진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반기문 총장의 귀국 후 행보에 따라 나도 진로를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많은 의원들이 새 한국의 길을 제시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을 찾고 있고, 나도 그 중의 한명”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제 빨라진 대선시계에 맞춰 정치권은 서서히 합종연횡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특히 반기문 총장이뉴욕에서 가진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선출마를 공식화했고, 앞으로 그가 어떤 세력과 손을 잡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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