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임기를 마치고 내년 1월 귀국 예정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권 도전을 선언하면서 여당을 포함해 정치권에 정계개편의 태풍이 몰아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새누리당 탈당 선언을 한 비박계 34명과 함께 반 총장이 귀국하면 충청권 인사들의 추가 탈당도 예고된 상황이다. 

여기에 국민의당을 포함해 손학규·김종인 등 개헌파들이 이른바 ‘제3지대’를 구축할 경우 반 총장이 이들과 손을 잡을 수도 있다.  

새누리당의 비박계 탈당파들은 오는 27일 분당선언 직후 원내교섭단체로 등록하고 의원총회를 소집해 원내대표도 선출하기로 했다. 이로써 21년만에 교섭단체 기준으로 4당 체제가 등장하는 것이다.

특히 집단 탈당에 성공한 이들은 새로 만드는 당 명칭을 ‘개혁보수신당’으로 결정하고 창당 시점은 내년 1월20일 전후로 설 이전까지 창당 작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창당준비위 회의에는 유승민 김무성 박인숙 이종구 김영우 하태경 황영철 이학재 김현아 주호영 정병국 박성중 김세연 이은재 나경원 정양석 의원 등 16명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참석했다.

   
▲ 임기를 마치고 내년 1월 귀국 예정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권 도전을 선언하면서 여당을 포함해 정계개편의 태풍이 몰아칠 가능성이 커졌다./연합뉴스


따라서 반 총장이 비박 신당과 합류할 경우 정진석 전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에서 다수의 추가 탈당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 여권 내에서 비박 신당이 1당이 되고 새누리당이 2당으로 전락할 가능성마저 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일단 부인했지만 반 총장과 잦은 접촉설도 나와 있어 앞으로 비박 신당이 창당과 동시에 반 총장까지 영입할 명분 만들기에 골몰할 가능성도 크다.

다음 현실적으로 차기 대선 이전에 개헌을 할 수 있는지와 상관없이 정치권에서 개헌파들의 제3지대 형성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개헌파의 결성은 그동안 대권주자들 가운데 지지율 1위를 지속해온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맞서는 ‘반 문재인’ 세력의 결성이라는 의미도 크다.

특히 개헌이라는 명분은 이념적 대립이 아니므로 개헌파들이 중도 보수를 아우르는 ‘빅 텐트’에 성공할 경우 반 총장이 이 세력과 합류할 가능성도 크다. 

최근 반 총장이 “국민은 박근혜 정부에 배신당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정면 비판한 이후 대선주자 지지율이 8주만에 문 전 대표를 제치고 1위를 기록한 일도 있다. 이를 볼 때 반 총장이 비박이든 친박이든 여권을 선택하지 않고 개헌을 명분으로 한 3지대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뒷받침한다. 이럴 경우 국민의당도 제3지대로 모여 합종연횡의 큰 물결을 이룰 수 있다.

결론적으로 반 총장이 일단 귀국하면 우선 독자 세력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 동안 친박은 물론 비박 신당과 국민의당, 손학규 전 대표 등 비문재인계 인사들간 벌어질 신경전이 치열할 것이다.

새누리당은 23일 인명진 목사를 비대위원장에 지명하고 전권을 위임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의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새누리당을 혁신해 차기 대선까지 보수 대통합을 다시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친박계와 상당히 불편한 관계인 고육지책으로 보이지만 현재 지지율이 부각되는 대권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이 카드로 추가 탈당을 막고 반 총장 영입까지 성공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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