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여의도에 마지막 남은 국내 1호 주식 시세 전광판이 23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대신증권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본사 영업부에 설치된 주식 시세 전광판의 운영을 중단하고 상주 고객들과 마지막을 기념하는 사은행사를 열었다.

   

지난 1979년 업계 최초로 설치된 이 전광판은 현재 여의도에 남아 있는 유일한 대형 주식 시세 전광판이다.

인터넷 기술 발달로 홈트레이딩·모바일트레이딩이 활성화되고, 주식 투자에서 자산 관리로 증권 업계의 중심이 이동함에 따라 내방 고객들의 수가 감소하자 대부분의 증권사는 전광판을 철수했다.

대신증권 역시 고(故) 양재봉 창업자의 증권업 전산화에 대한 강한의지를 반영해 1980년 7월 전국 영업점을 온라인화하는 등 증권업계의 전산화에 불을 당기는 역할을 했지만 주식 시세 전광판 운영을 계속해왔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그 동안 업계 1호 전광판으로서의 상징성, 고령투자자의 투자편의성, 언론취재용 공간으로서 가치를 고려해 지금까지의 명맥을 유지해왔다"며 "하지만 내년 명동으로 본사 이전을 결정함에 따라 운영을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는 영업부 내 상주고객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연말 강세장을 기원하는 취지에서 납회식 때 진행해 오던 주문표 세리머니를 했다.

박상규 대신증권 영업부 상무는 "대부분의 증권사가 시세전광판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오랜 기간 애정과 관심으로 갖고 대신증권 영업부를 찾아주신 고객분들 때문에 지금까지 서비스를 유지해 왔다"며 "앞으로도 고객들과의 접점을 늘려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행사에 앞서 대신증권은 본사 사옥 앞 화단에 설치돼 있던 황소상인 '황우'를 철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황우는 양재봉 대신증권 창업주의 주문으로 1994년 제작된 여의도 첫 황소상으로, 시세전광판과 함께 여의도 증권가의 역사를 보여주는 상징물로 명성을 날렸다.

황우는 서울 대림동 대신증권 연수원에 임시로 보관됐다가 내년 상반기 명동 신사옥 앞에 조성되는 공원에 새롭게 자리잡을 예정이다.[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