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현=EH경매연구소장] #1. 2016년 5월 18일 고양지원 2계 입찰법정.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에 있는 소만마을 아파트 45.48㎡가 1억 5,000만원에 경매 나왔다. 첫 기일임에도 무려 94명이 참여하여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결국 1억 7,899만원에 팔려 매각가율(감정가 대비 매각가 비율)은 119.33%를 기록했다.

#2. 2016년 5월 30일 서울동부지방법원 2계 경매입찰법정. 서울시 광진구 화양동에 있는 근린시설이 경매 나왔다. 건대 먹자골목 내 자리 잡은 4층 건물로 최초 감정가는 61억 1,099만원이다. 입찰보증금만 6억 1,100여만원에 달하는 신규 물건임에도 첫 경매에 10명이 응찰, 결국 최초 감정가보다 약 30억 원 더 비싼 91억 1,000만원에 낙찰됐다.

2016년 법원경매 시장에서 주거용 부동산은 전통적 선호 종목인 중소형 아파트의 강세현상 지속과 그 열기가 중대형 평형으로 확산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수익형 부동산은 사례에서 보 듯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지역불문, 종목불문, 금액불문의 3불문 현상이 유지됐다.

2016년 경매시장이 열풍을 넘어 광풍이 휘몰아친 이유는 저금리 기조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서다. 내수 진작을 위한 불쏘시개를 부동산에서 찾으려는 정부정책과 수요자들의 의지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일반부동산이 뜨겁게 달아 올랐고 그 열기는 고스란히 경매시장에 유입됐다.

경매의 제1 경쟁력인 ‘시세보다 싸게사기’가 사라지고 묻지마 광풍에 휩싸인 이유는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이다.

   
신규시장에서는 수도권 분양시장의 길게 늘어선 청약열기에서, 재고시장에서는 강남 3구의 재건축 아파트가 3.3㎡당 4,012만원을 훌쩍 넘긴 사례 등에서 알 수 있다.

과거에는 일반부동산 시장의 거래량 증가는 적어도 1~2개월의 시차를 두고 법원경매시장에 영향을 미쳤지만, 지금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사라져 경매시장이 부동산 시장과 같이 움직인다.

2016년 법원경매 진행건수는 역대 최저수준이다. 대법원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2016년(1월~11월)경매진행건수는 12만 6,399건으로 법원경매 통계를 집계한 이래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는 2015년 동기 15만 664건에 비해 1년 만에 2만 4,265건이 줄었다.
     
법원경매정보 제공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2016년 1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전국 법원경매 물건의 매각률은 40.5%다. 2015년 38.9%에 비해 1.6%P가 상승했는데 지난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매각가율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전체 경매물건의 매각가율은 감정평가액 대비 71.2%를 기록했다. 주거용 부동산의 매각가율은 87.2%를 기록해 역대 최고였다는 2015년 86.0%도 가뿐히 넘겼다.

경매 시장의 각종 지표가 우상향인 이유로 경매 참여 인구를 빼 놓을 수 없다. 경매물건수는 역대 최저 수준(11월까지 12만 6,399건)으로 급감한 반면 입찰 참여자는 완만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물건당 평균 응찰자는 4.2명으로 2015년(4.3명)에 비해 0.1명만 감소했다.

[미디어펜=데스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