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시중은행들이 다양한 형태의 유연근무제를 실시하면서 은행권의 보수적인 업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새해에는 이와 같은 경향이 더욱 널리 확산되면서 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유연근무제 확산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은 지난 여름 신한은행이었다. 신한이 은행권 처음으로 '스마트근무제' 도입을 선언했을 때만 해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 유연근무제의 확산 흐름은 확실해졌다.

   
▲ 시중은행들이 다양한 형태의 유연근무제를 실시하면서 은행권의 보수적인 업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미디어펜


이에 따라 신한은 올 7월 도입한 스마트근무제를 확산시킬 방침을 세웠다. 26일까지 공모를 거쳐 재택근무자 인사 발령을 따로 냄으로써 스마트근무제 이용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기업금융부, 빅데이터센터, 인재개발부 등 굳이 은행 전산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부서의 차장 이하 직원을 대상으로 하며, 재택근무 직원은 일주일에 2번만 회사로 출근하면 된다. 

이미 신한은행은 서울과 경기 지역에 스마트워킹센터도 운영 중이다. 사전 신청절차를 마무리한 직원들이 집과 가까운 곳에서 업무를 볼 수 있다. 업무 복장이 자유롭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손꼽힌다.

국민은행 또한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 25일 국민은행은 4가지 모델의 유연근무제를 시범운영한 뒤 전면 도입한다고 밝혔다. 

직원들이 오전 9시, 10시, 11시 중 원하는 출근시간을 선택하는 시차 출퇴근제를 포함해 직원들이 2교대로 근무해 오후 7시까지 영업하는 2교대 영업점,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영업하는 특화 점포 '애프터 뱅크', 원격상담 시스템인 아웃바운드 라운지 등이 이번 계획의 핵심이다. 

유연근무제가 행원들로부터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 사정에는 '육아' 문제가 상당히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원 A씨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는 근무시간을 조정한다는 게 엄청난 장점"이라고 말하면서 "행원들 업무의 질도 올라갈 거라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보수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인 은행권에서 유연근무제가 기대보다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업계 분위기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기업은행 또한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시차 출퇴근제를 실시했으며, KEB하나은행 역시 긍정적인 시선으로 유연근무제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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