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JTBC가 자체 입수 보도했다고 주장하며 소유·사용자 논란이 일고 있는 '최순실 태블릿PC'와 관련, 새누리당이 26일 당내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최순실 국조특위' 여당 간사를 맡은 이완영 의원과 이만희 의원이 일부 증인들의 엇갈린 진술 등으로 인해 태블릿PC 관련 논란에 휩싸인 이래 일단 당 차원의 조치에 나선 모양새다.

김선동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번 (최순실 국조특위) 청문회에서도 나타나고 있지만 중요한 문제가 태블릿PC다. 이것의 진상이 어떠냐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당내 태블릿PC 진상조사TF를 구성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태블릿PC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을 초래한 핵심 증거물로 꼽히지만 JTBC나 검찰 등 사정당국은 아직 그것이 최순실이 사용하던 것임을 입증할 지문 등 '물증'이나 실물이 언론은 커녕 최순실 본인에게도 공개된 바 없는 상태다.

   
▲ 사진=YTN, JTBC 방송화면 캡처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의 연루 정도, 또 JTBC에 따르면 대통령 연설문을 포함한 각종 기밀문서 등 200여개 파일을 최순실이 직접 공유받았는지 여부 등 국정농단 혐의의 범위나 실체 규명을 위해서도 태블릿PC 진위논란은 간과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야권과 청문회 일부 증·참고인은 이만희·이완영·백승주 의원 등이 국조위원으로서 JTBC의 태블릿PC 입수 경위와 최순실의 실제 사용 여부, 최순실과 매우 가까운 사이였던 고영태 전 더블루K 대표이사의 사용 여부 등에 관한 질의를 하려 할 때마다 거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거나 질의 방해를 해왔다. 

고영태 전 이사는 지난 7일 제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은 ▲문제의 태블릿PC(갤럭시탭)를 사용한 적이 없고 ▲앞서 JTBC기자와 만난 사실이 없으며 ▲서울 강남구 청담동 더블루K 사무실 책상에서 발견됐다는 보도가 의문스럽다거나 ▲태블릿PC를 사용할 줄 모르는 최순실로부터 따로 받은 태블릿PC(아이패드)를 이미 검찰에 제출한 바 있다고 진술해 파장이 인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고 전 이사는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과 함께 8일과 12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는 등 야권과 접촉을 가졌고, 15일 제4차 청문회에서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의 반대되는 진술과 17일과 19일 JTBC 모회사인 중앙일보 보도가 나오면서 '친박계-최순실최측근 위증 모의' 의혹이 조성된 이래 관련 논란에 침묵하고 있다.

지난 22일 제5차 청문회에도 별다른 이유 없이 불출석했다. 바로 다음날인 23일 손혜원 더민주 의원이 페이스북에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과 고 전 이사와 다정한 모습으로 모여 앉은 사진과 함께 해당 증인들을 '의인'이라고 추어올리는 글을 게재하면서 '최순실 최측근'에서 '야권의 협력자'로 입지가 바뀌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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