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崔 '노트북 썼다' 주장" 황영철 "'국민 혼란케해 죄송' 언급'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최순실씨가 26일 JTBC가 자체 입수 보도했다는 '태블릿PC'와 관련, "나는 노트북을 사용했다"며 자신은 사용자가 아니었다는 진술을 했다. 문제의 태블릿PC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을 초래한 결정적인 증거물이나, 지문 등 '물증'이나 '실물'이 공개된 바 없어 그동안 진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최씨의 이날 진술은 지난 7일 제2차 국조 청문회에 출석한 고영태·차은택·장시호 증인의 '최씨는 태블릿PC를 사용할 줄 모른다'거나 '최씨가 태블릿PC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등 진술과 궤를 같이하며, 19일 첫 재판에서도 검찰이 뚜렷한 물증을 내놓지 못한 사실과도 개연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명 '최순실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비공개 접견을 마친 직후 브리핑에서 "최순실씨가 2012년에 태블릿PC를 처음 봤고, 그 다음부터는 사용하지 않았고, 사용할 줄도 모른다고 했다"고 전했다.

   
▲ 지난 11월3일자 JTBC '뉴스룸' 방송에선 해당 방송이 최순실의 것으로 단정 보도한 제품·모델명이 드러난 바 있다. 보도화면에 표시된 갤럭시탭 8.9 LTE(모델명 SHV-E140S)는 삼성 제품설명서에 따르면 음성 통화가 불가능한 기종이나, JTBC는 최씨가 이 태블릿PC를 끼고다니며 수시로 통화했다는 지인 제보가 있다고 소개하는 모순된 보도를 12월7일 내기도 했다. 최씨의 최측근이었던 고영태 전 더블루K 대표이사가 같은날 앞서 제2차 청문회에서 '최씨는 태블릿PC를 쓸 줄 모른다', '최씨로부터 받은 별도의 태블릿PC(아이패드)를 쓰지 않고 놔뒀다가 검찰에 제출했다'고 진술한 직후였다. 다음날인 8일 검찰은 고영태씨가 제출한 별도의 태블릿PC가 존재한다고 최초로 시인했으나 '증거물 가치가 없다'는 언급으로 넘어갔다./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씨는 노트북을 썼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공개된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녹취와 관련 "박 대통령은 '최 원장'이라고 얘기했고, (최순실) 본인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 의원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렀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최씨에게 '국민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요청하자 "국민들께 여러가지 혼란스럽게 해서 죄송합니다"라 최씨가 말했다고 전했다. 최씨는 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아느냐'는 질문에 "모른다"며 지인이 아니라는 취지로 답했다.

한편 특위 위원장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3시가 조금 넘어서부터 5시 30분까지 서울구치소 수감동에서 수감번호 628번 최순실 증인과 함께 약 두시간 반 동안 현장 신문 질의답변이 있었다"며 "최씨가 우울증과 심장 등 몸이 많이 아프다는 건강상태를 얘기하며 사실상 제대로된 답변이 별로 없을 정도였다"고 신문 작업이 원활치 않았음을 시사했다.

그는 신문을 마치면서 '박 대통령을 위해 본인이 죽어서라도 대통령 탄핵이 기각됐으면하는 바람이 있느냐'고 묻자 최씨가 제대로된 답변을 하지 못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날 특위는 총 8명의 국조위원이 현장 신문을 진행했으며, 구치소측과 법무부의 요청으로 일체의 사진 촬영이나 녹음 등이 허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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