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의심 증상보다 경미한 사례 대부분…방역인력 피로도 등 변수
[미디어펜=이상일 기자]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인체 감염 의심 신고가 잇따르면서 보건·방역당국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행히 지금까지 양성 판정이 나온 사람은 없는 상황이다.

27일 질병관리본부와 농림식품부, 충남 천안시 등에 따르면 최근 천안의 한 AI 발생농가에서 검역작업을 하던 30대 남성이 고통을 호소해 천안 단국대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았다.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된 이 남성은 병원 내 감압병동으로 옮겨져 바로 AI 감염 여부 검사를 받았다. 과로에 따른 단순 고열로 판명됨에 따라 보건당국은 놀란 가슴을 쓸어렸다.

지금까지 질병관리본부엔 30건의 AI 인체감염 의심 신고가 접수됐으며, 29건이 음성판정을 받았고 한 건은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 사진=연합뉴스


단순 발열이나 기침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초기 검사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국내에서 발생한 AI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높은 고병원성 H5N6형이다. 국내에선 올해 들어 처음 발견된 H5N6형 바이러스로 중국에서만 16명이 감염돼 10명이 숨졌다. 

치사율이 62%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어서 방역·보건 당국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마련한 인체감염 대응 매뉴얼에는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거나,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격리병상으로 옮기게 된다.

지금까지 의심 신고 대부분은 인체감염 의심증상이라 보기조차 힘들다고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러나 AI 바이러스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급속 확산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발생 40일 만에 2천600만 마리의 가금류 살처분 매몰 등 처리 작업에 투입된 2만3000여명(누계)의 피로도 누적 역시 염려스러운 일이다.

질본 관계자는 "인체감염 의심 신고가 30건 들어왔지만 대부분 단순 고열이나 기침으로 판명이 나 의심증상이라고 볼 수 없다"며 "그래도 가장 염려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간부들도 휴일을 반납하고 나가서 현장 점검을 하고, 고위험군에 대한 사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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