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은 한국을 좋아해, 인연들…

 
한국 땅을 처음 밟은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다. 재위 기간 두 차례 한국을 찾았다. 
 
1984년 5월 2~7일 한국천주교회 2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5월6일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103위 순교 성인 시성식을 주례했다. 시성식을 로마 밖에서 거행한 사상 첫 사례다. 
 
   
▲ 프란치스코 교황/뉴시스
 
교황이 김포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려 한국 땅을 밟자마자 무릎을 꿇고 땅에 입을 맞추며 “순교자의 땅, 순교자의 땅”이라 외친 것은 유명하다.
 
교황은 서울·광주·대구·부산을 돌며 세례성사와 견진성사, 사제서품식을 주례하고 노동자와 농어민, 한센병 환자들을 두루 만났다. 
 
로마에서 1984년 방한 준비를 도운 장익 주교에 따르면, 교황은 광주대교구 방문 때 세례성사와 견진성사 예식이 열릴 무등경기장으로 가기 위해 5·18의 상처가 남아 있는 전남도청과 금남로를 거쳐 갈 것, 한국의 발전을 뽐낼 수 있는 다른 장소를 마다하고 소록도 나환자 병원에 갈 것을 고수했다. 미사 통상문에 한국어 발음 기호를 달아 한국어로 미사를 드린 일화 역시 유명하다.
 
1989년 10월 7~9일 요한 바오로 2세는 서울에서 열린 제44차 세계성체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 번 더 한국을 찾았다. 당시 방문은 가톨릭 세계 집회에 함께한다는 의미가 있어 1984년보다 짧고 간략하게 이뤄졌다. 대회 주제는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였고 교황 메시지도 남북 화해를 통한 세계 평화를 호소하는 데에 맞춰져 있었다. 교황은 8일 오전 여의도광장에서 폐막 미사를 주례했다.
 
 베네딕토 16세(87) 교황은 한국에 오지 못했지만, 세계인이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화해를 위해 기도하고 노력해 줄 것을 여러 번 호소했다. 2007년 10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교황은 9월30일 삼종기도에서 “지금 한반도에서는 남북 대화의 여러 중요한 진전들이 이뤄지고 있어서 화해를 위한 현재의 노력이 더욱 강화돼 국민들과 그 지역 전체의 안정과 평화에 이바지하리라는 희망을 낳고 있다”며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기도를 당부했다.
 
 2008년 1월에는 경기도 이천 화재 참사에 대해 담당 지역 교구장이었던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에게 위로 전문을 보냈다. 2009년 2월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했을 때는 정진석 추기경을 교황 특사로 임명해 장례미사를 드리도록 했다. 
 
 그 밖에도 2010년 8월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 대회, 2010년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 등의 굵직한 국제 행사에도 격려 서한을 보내 한국에 애정을 표했다.
 
 한편, 프란치스코(78) 교황은 8월 14~18일 방한한다. 역대 3번째이자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25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