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은 왜 흰옷만 입을까, 교황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 프란치스코 교황/뉴시스
 
교황은 세계 교회를 대표해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 ‘사도들의 으뜸인 베드로의 후계자’ ‘전 세계 교회의 교황’이라 불린다. 지역적으로는 ‘로마의 주교’ ‘이탈리아 교회의 수석 주교’ ‘바티칸 시국의 원수’ 등으로 칭한다.
 
‘로마의 사제장’ ‘최고의 사제장’ ‘로마 교회의 감독’ ‘아버지’ ‘하느님의 종들의 종’이라는 호칭도 있다. ‘아버지=파파’는 초대교회에서 신자들이 성직자들을 부르던 말이었지만, 그레고리오 7세 교황 때부터 교황에게만 사용하도록 정해졌다. 
 
그러나 현재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 교회의 수장을 연상케 하는 여러 칭호 대신 선출된 직후부터 자신을 ‘로마의 주교’라고만 부르고 있다.
 
교황은 항상 흰색 수단을 입는다. 사제는 검은색, 주교는 자주색, 추기경은 진홍색 수단이다. 교황이 흰색만 입는 이유는 흰색이 고대로부터 ‘신’을 상징하는 고귀한 색이고 대제사장만 입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흰색 수단은 그리스도의 지상대리자인 최고의 목자인 교황의 직분을 드러낸다.
 
교황은 가톨릭교회와 하느님을 세상에 드러내는 인물이다. 교회 내부적으로는 모든 신자의 신앙과 윤리를 가르치고 지켜나가면서도 세상을 위해서는 특별히 세계가 급변해가고 윤리적 인류학적으로 어려움이 커가는 이 시대에 생명과 평화 수호자의 사명을 가진다.
 
초대 교황 베드로 이후 초기 300년 동안 로마 제국의 박해를 받던 초대교회 시기, 왕권과의 갈등 속에서도 유럽 문화의 중심에 있었던 중세 시대를 거쳐 근대에 들어 가톨릭교회는 종교개혁, 과학 만능주의, 유물론 등 많은 도전 속에서도 그리스도교의 관점으로 시대와 소통해 왔다.
 
산업혁명 시대였던 1891년 레오 13세 교황은 최초의 사회교리 문헌으로 평가받는 회칙 ‘새로운 사태’를 발표, 저임금과 착취로 고통받는 노동자의 현실을 지적하고 국가는 노동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비오 11세는 공산주의를 단죄하고 사회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했으며 세계의 선교 사업을 촉진하면서 바티칸 시국의 독립(1929)을 이뤘다.
 
세계가 점점 탈 그리스도교화하는 과정에서 1962년 교황 요한 23세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소집해 교회의 쇄신과 개방을 선언했다. 미국과 소련 사이에 고조되던 핵전쟁의 전운을 누그러뜨리고 분쟁을 중재하는 데 이바지했다. 
 
공의회 도중 선종한 요한 23세를 이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훌륭한 결실을 본 바오로 6세, 냉전의 잔재가 남아있는 세계 방방곡곡을 돌며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한 요한 바오로 2세, 세속주의와 무신론이 지배하는 현대사회에 ‘새로운 복음화’를 일으키기 위해 애쓴 베네딕토 16세의 발자취는 세계인의 가슴속에 깊이 남아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역대 3번째이자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25년 만인 8월 14~18일 방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