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크림반도서 친러-친우크라 세력 대립 격화…법과 질서 사라져

 
크림반도에서 친러시아와 친우크라이나 세력 간 대립이 격화되면서 무질서가 난무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세바스토폴에서 크림자치공화국 수도 심페로폴로 향하는 도로에는 무장세력들이 서부 우크라이나에서 건너오는 사람들이 없는지 자동차 문을 열어 일일이 내부를 확인했다.
 
   
▲ 러시아의 군사 개입에 맞서 우크라이나는 100만 명에 달하는 예비군 동원령을 내렸다./jtbc 캡쳐
 
이곳의 검문소에는 키예프를 탈출해 크림자치공화국으로 넘어온 우크라이나 경찰, AK-47로 중무장한 자경단 그리고 코사크족 사람들까지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러시아에서 건너왔다는 한 남자는 "이 지역 사람들이 서부 우크라이나의 파시스트들로부터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에 여기에 있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남자는 "나는 남세르비아에서 왔다"며 "러시아 정교회 형제들을 돕기 위해 크림자치공화국으로 왔다. 우리는 형제나 다름없기 때문에 내가 이곳에 온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크림반도에는 옛 유고슬라비아 내전 당시 세르비아를 지원했던 러시아에 보답한다며 세르비아인 일부가 이곳에 집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문소를 장악한 세력들은 크림반도자치공화국 주민들이 심각한 안보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자신들의 행위는 타당하다고 강변했다.
 
반면 로만 보로딘과 그의 부인 타냐는 크림반도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들은 짐 정리를 거의 끝낸 상태였다. 보로딘은 "상황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럽기 때문에 이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보로딘은 4살 딸인 마샤의 미래를 생각하면 여기에서 계속 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푸틴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현재로는 알 수 없다"며 "전쟁이 일어날까 봐 두렵다. 코소보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처럼 내전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