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한국은행이 내년에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뜻을 피력했다. 기준금리 결정은 총 8회로 줄어들지만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장치들을 고심하고 있다. 한편 내년은 한은 역사상 첫 '이사'를 앞두고 있기도 해 물리적‧정책적으로 여러 가지 도전을 앞두고 있다. 부총재 임기 만료 등 굵직한 인선도 예정돼 있는 가운데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총재 이주열)은 지난 29일 '2017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내용에 따르면 한은은 내년도 통화정책에 대해 '완화적 통화정책'과 '금융안정'이라는 테마를 동시에 피력했다. 

   
▲ 이주열 총재(사진)가 이끌고 있는 한국은행은 내년에도 완화적 통화정책‧첫 이사‧부총재 인선 등 굵직한 테마들을 처리해야 할 전망이다. /한국은행


이에 따라 당분간은 기준금리 연 1.25%로 동결할 의사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다고 추가인하를 하기에는 이미 미국 연준(FED)이 금리인상 기조를 시작했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은은 내년 국내 경제가 2%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비판도 있어왔다. 이를 의식한 듯 한은은 "대내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표명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지속, 보호무역주의 확산, 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 가능성 등 경기하방 위험에 대해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이번 공개된 문서에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지만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올해 총 12회 실시했던 기준금리 결정은 8회로 줄어든다. 나머지 4회는 거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대체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안 그래도 보수적인 한은과의 소통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소통 부재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적절하게 대응할 계획"이라면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방향을 좀 더 알기 쉽게 작성하는 등 소통 강화에 대한 방침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내년도 '물리적'인 측면에서도 한 가지 도전을 앞두고 있다. 1950년 6월 창립 이후 역사상 처음으로 '이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 한은 본관과 별관을 리모델링‧재건축하면서 향후 3년간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세입자' 신분이 된다. 이전과 함께 막대한 규모의 현금 이송도 예정돼 있어 수십억원짜리 이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병화 부총재의 임기가 오는 6월에 만료되는 것도 중요사항이다. 상반기부터 장 부총재 후임 인선에 대한 하마평이 많아질 것이 확실시 된다. 문제는 부총재직이 청와대의 인사검증을 거쳐야 하는 자리라는 점. 조기 대선 일정에 따라 부총재 선임이 지나치게 늦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은 셈이다. 최악의 경우 부총재가 공석인 채로 하반기를 맞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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