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차기 대선 출마에 대해 긍정적·부정적 여론이 존재하지만 본인 스스로 “제 한몸 불살라 노력하겠다”고 밝힌 만큼 출마는 기정사실로 됐다. 

31일 임기가 끝나는 반 총장은 내달 중순에는 귀국할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그가 대권도전을 위해 어느 세력과 손잡을지 주목된다. 

앞당겨진 대선 일정상 귀국하자마자 기존의 특정 정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개혁보수신당 혹은 새누리당이 유력한 가운데 양 당은 서로 충청권 의원들을 내세워 반 총장을 영입할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반 총장 지지기반이 보수층이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은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떨어진다.

반 총장이 개혁보수신당에 합류할 경우 새누리당에서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2차 탈당이 러시를 이룰 수 있다. 이미 정진석 전 원내대표가 예고한 바 있는데다 최근 개혁보수신당을 만든 새누리당 의원들이 1차 탈당할 때 탈당을 보류한 나경원 의원도 30일 “반 총장의 대선 행보를 돕겠다”고 말해 추후 행보를 반 총장과 함께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정당이 유력한 대선후보를 좇는 것은 당연한 현상으로 반 총장의 대선출마와 함께 보수의 2차 대분열은 물론 새누리당의 소멸까지 예상되는 대목이다. 물론 새누리당으로서는 다른 대선후보를 내고 정당으로서 살아남으려는 노력을 다할 것이다. 

지금 새누리당의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친박계 핵심 인사들을 청산 대상으로 지목하고 1월6일까지 자진탈당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반 총장 귀국 이후 여러 변수를 감안할 때 친박의 자진탈당이나 정계은퇴 선언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반 총장이 귀국해서도 일단 독자세력 구축 후 연대하는 단계를 밟을 수도 있다. 대선 일정상 기간이 길지는 않겠지만 짧은 시간 내 개헌을 기치로 내건 제3지대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 총장이 최근 인터뷰한 미국의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의 보도 내용에서 반 총장의 한 측근이 “반 총장이 1년 넘도록 비밀리에 출마를 준비해 왔다고 1000% 확신한다”고 말한 것을 볼 때에도 귀국 후 빠른 시일 내 대권도전에 드라이브를 걸 만큼 준비가 끝났을 수도 있다. 

게다가 반 총장은 개헌의 필요성을 자주 언급해온 만큼 반 총장의 독자세력 구축 뒤 곧바로 개헌파와 연대하는 모양새를 띨 전망이다. 이럴 경우 반 총장이 개혁보수신당 등 특정 정당에 들어가는 형식이 아니라 반 총장의 독자세력에 개헌파는 물론 개혁보수신당이나 그 일부가 합류하는 형식이 될 수도 있다.  
 
반 총장은 뉴욕을 방문한 정진석 전 원내대표에게도 ‘정치적 대통합’과 ‘사회적 대타협’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개헌을 추진하면서 중도 보수 세력을 모두 아우르는 제3지대 형성에 관심이 있어 보이다. 

이럴 경우 개헌에 찬성하는 여권 의원은 물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대표, 김종인 전 대표 등이 가세할 수 있다. 여기에 국민의당도 반색하는 것으로 알려져 추후 개헌으로 반 총장과 합류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현재 여러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은 대선 전 개헌에 찬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 총장이 개헌을 계기로 중도 보수를 아우를 경우 여야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는 빅텐트가 만들어질 수 있다. 또 자연스럽게 ‘반 문재인’ 세력이 형성되면서 차기 대선은 양자구도로 치러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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