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거래 대금 증가 미미...전체 거래대금은 조금 늘어나는 수준

한국거래소가 올해 상반기중 정규 거래시간을 한 시간 연장할 전망이다. 아직 금융당국과의 협의가 남았지만 예상보다 강력히 밀어부치는 모양세다. 거래소 뜻이 관철된다면 한국 증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정규시간이 개장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 거래소 대책에 대한 여의도 증권가의 반응은 다소 회의적이다. 거래시간이 한 시간 늘어나도 거래소가 기대하는 만큼의 거래대금 증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업에 있는 증권 관련 직종 종사자의 업무 부담만 가중될 것이라는 고충도 토로하고 있다. 

   
▲ 한국 거래소가 정규 거래 시간을 한 시간 연장하는 대책을 추진중이지만 이에 대한 증권가의 반응은 다소 회의적이다/뉴시스

설령 거래시간을 한 시간 연장한다 해도 거래대금이 말라 고사직전에 놓인 증권업이 살아날 것인가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증권업계는 다소 늘어날 수는 있지만 미미한 수준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실제 거래대금을 좌지우지 하는 외국인과 기관의 거래 대금 증가는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외국인과 기관은 이미 전일 매매 전략을 짜 놓고 들어가기 때문에 증가가 어렵다"며 " 개인 거래대금이 다소 늘 수 있겠지만 전체 거래 대금 기여도는 무척 낮은 수준으로 결국 거래대금 증가는 미미한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폐장 시간을 한 시간 연장할 경우 홍콩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금융 중심지와 시간을 맞추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해외 투자자가 한국 주식시장에 유입되는 효과도 다소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애널리스트, 운용사, 지점 근무자 등 증권업 관련 종사자의 업무 강도는 늘어나는 시간에 비례해 강해질 전망이다.  하루종일 긴장 속에 주식 시장을 체크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한 시강 연장 근무에 따른 추가 부담은 적지 않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을 일률화 시키기는 어렵지만 기관의 펀드매니저나 시장 전략 담당자, 운용사, 자문사 입장에서는 사실 체력적으로 부담이 가중돼 스트레스가 증가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증권가에서는 거래소의 이번 대책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미봉책 정도로 보고 있다. 거래대금을 늘려야 하는데 뾰족한 대책은 없고 그나마 조금이라도 거래를 늘릴 방법을 연구하다 보니 거래 시간 증가라는 '손 쉬운' 대책이 나온 게 아니냐는 반응이다.

근본적으로 거래대금이 늘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 증시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져야 한다는 게 증권가의 지적이다. 전세값 폭등으로 투자여력이 없는 개인투자자를 위해서는 부동산 가격 안정도 필수적인 요소로 꼽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개인 투자자는 주식 투자로 성공한 경우보다 실패한 경우가 많고 외국인과 기관이 보기에 한국 시장은 매력도가 떨어진다"며 "우선 한국 시장이 투자할 만 한 매력적인 투자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이번 대책을 강하게 밀어부치는 모양새지만 아직 금융당국과의 협의는 진척되지 않은 상태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