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실명 비난...내년 공격적 대남정책 예고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조선중앙TV를 통해 육성으로 밝힌 신년사와 관련해 새로운 정책 제시없이 예년과 유사했다는 평가가 통일부로부터 나왔다.

다만 김정은은 이날 신년사에서 ‘동방의 핵 강국’ 지위를 강조, “ICBM 시험발사 마감 단계 진입”이나 “우리식 주체무기 생산” “선제공격 능력 강화” 등 주장을 내놓아 핵능력을 고도화로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며 “반통일 매국세력”이라며 매도했다. 그러면서 이례적으로 자아비판도 했다. “그는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서 지난 한해를 보냈다”고 말해 인민을 강조했다. 

하지만 “각급 조직의 세도·관료주의·부정부패 극복” 등을 언급해 총동원 체제를 위한 사회통제 강화 의지도 시사했다. 인민을 내세웠지만 간부들에 대한 숙청으로 인민을 압박하는 ‘공포선행통치’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지난 7차 당대회를 언급하고 “당사업에서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철저하게 구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당대회 과업 관철에서 당조직 및 사회단체의 역할만 강조했다. 구체적인 경제활성화 목표 제시 등은 하지 않은 것으로 “농업은 농기계를 통한 생산량 증대”라거나 “적극적 어로전” 같은 막연한 목표만 밝혔을 뿐이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지난해 미제와 그에 추종하는 남조선 괴뢰 패당의 무분별한 핵전쟁 도발책동으로 말미암아 조선반도의 정세는 의연히 긴장하였다”면서 “우리식 주체무기를 더 많이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이날 “첫 수소탄 실험 핵탄두 폭발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첨단 군사장비 연구가 활발하고,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마감 단계”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올해 안에 ICBM 개발을 완성하기 위해 여러 차례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북한은 빠르면 올해 1월8일 김정은 생일 이전 또는 1월20일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전에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날 김정은의 신년사는 남한의 박 대통령 탄핵 정국과 촛불시위에 맞춰졌다는 느낌도 강했다. 김정은은 “남조선에서는 대중적 반정부투쟁이 반동통치기관을 뒤흔들었다”며 “반인민정책, 사대매국, 동족대결에 대한 분노가 폭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의 전민항쟁은 파쇼 독재, 반인민정책, 사대매국, 동족대결을 일삼은 데 대한 원한과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며 “박근혜 같은 사대매국세력에 대해서는 전민족적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연설 말미에 이례적으로 스스로의 능력을 자책하는 말을 했다. 그는 “언제나 늘 마음뿐 이였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 한해를 보냈는데 올해에는 더욱 분발하고 전심전력하여 인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찾아할 결심을 가다듬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심단결의 화원을 어지럽히는 독초인 세도와 관료주의,부정부패행위를 뿌리뽑기 위한 투쟁을 드세게 벌려야 한다”고 말해 자신에 반하는 간부들에 대한 숙청 및 처형 등 공포통치를 지속해나갈 것을 시사했다.

김정은의 신년사는 이날 오후12시30분부터(평양시간 낮12시)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지난 2016년 신년사 당시 검정색 외투를 입은 모습과 달리 이날 김정은은 넥타이를 매고 안경을 쓴 모습으로 나왔다.

김정은은 지난 2013년 이후 5년 연속 신년사를 육성연설로 발표했으며, 2016년도 127장의 사진이 방영된 것에 비해 이날에는 총 210장의 자료사진이 방영돼 녹화된 방송을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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