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 文 '화색', 17.4% 潘 '애써 담담'…3위 李 두자릿수 '안도'
安 제안 결선투표제 찬성 높아…개헌찬성 65.4%에 孫 "분권이 민주주의"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차기 대통령 후보 선호도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홀로 20%대의 지지율을 보이며 범여권 유력후보로 꼽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여유롭게 제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KBS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남녀 유권자 2022명을 상대로 실시, 전날(1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에서 ±2.2%p)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표가 21.6%의 지지율을 얻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차지, 2위인 반기문(17.2%) 전 총장을 오차범위와 같은 수준인 4.4%p 차로 앞섰다.

이후 더민주 소속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11.4%로 3위,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 더민주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가 4.6% 동률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이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3.4%)이 6위로 반 전 총장에 다음가는 여권 주자로 자리매김했고, 더민주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3.1%), 손학규 전 의원(2.1%), 개혁보수신당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1.8%)과 유승민 의원(1.7%) 등이 뒤를 이었다.

문 전 대표는 약 11개월 전인 지난해 2월14일 연합뉴스·KBS 공동조사 때보다 지지율이 3.7%p 상승한 반면, 당시 28.3%로 압도적 1위였던 반 전 총장은 11.1%p 급락했고, 안철수 전 대표 역시 3.2%p 떨어졌다.

이와 관련 문 전 대표 측 김경수 의원은 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이 정치권에 뭘 요구하는지가 드러났다"며 "문 전 대표가 계속 사회대개혁과 적폐청산을 강조하고 외교·안보 분야 등에서 대안 제시를 한 것이 유효했다"고 자평했다.

반 전 총장측 관계자는 "아직 미국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국내 여론조사 수치에 일일이 반응하는 게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면서도 "선거를 앞두고 정치지형이 요동치면 기존 여론조사는 의미가 없게 되는 전례가 많았다"고 역전 의지를 내비쳤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약간의 조정기를 거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면서도 두자릿수 지지율에 만족하는 언급을 했고, 안 전 대표측은 최순실 파문에도 여권 텃밭인 PK·TK에서 상승세를 타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며 "현재로선 정면돌파밖에 방법이 없다"고 했다.

안희정 지사 측은 본선 시작 전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박원순 시장측은 현재 지지율 저조를 인정하면서도 추후 반전을 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황교안 권한대행측은 실질적 국정 수행자로서 공식적인 반응을 내지 않고 있다. 

이밖에 19대 대선의 최대 쟁점은 과반(50.1%)의 응답자가 경제 정책을 꼽았고, 그 다음으로 복지(15.0%), 개헌(11.3%), 안보·통일(10.1%) 등의 순이었다.

차기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리더십은 '민주적 소통 리더십'이 41.0%로 응답률 1순위였고 '경제 리더십'도 34.1%로 만만치 않았다. '카리스마형 결단 리더십(14.8%)'과 '통일안보 리더십(6.5%)' 등이 후순위로 자리잡았다.

안 전 대표 등이 요구해온 대선 결선 투표제에 대해서는 찬성(51.3%)이 반대(39.5%)보다 높게 나타났다.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를 변경하는 개헌의 경우 찬성 응답이 65.4%로 반대(28.2%)의 두배를 상회했다. 찬성 응답자들은 개헌 시기에 대해서도 '내년 대선 전(51.8%)'을 '차기 대통령 임기 중(45.3%)'보다 조금 더 선호했다.

이와 관련 '개헌 전도사' 손학규 전 의원측은 촛불민심을 거론하며 "권력분산으로 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고, 분권형 개헌을 꺼리는 문 전 대표측 김경수 의원은 "정치권만의 개헌은 안 되고 사회대개혁과 적폐청산 등 요구를 다 담을 수 있어야 한다"며 구체적 논의를 꺼렸다.

또한 권력구조 개편에 있어 대통령 4년 중임제 45.9%, 이원집정부제 29.2%, 의원내각제 16.1% 등의 선호도를 보였다. 이원집정부제와 의원내각제를 '분권형 개헌'으로 포괄한다면 4년 중임제와 찬성 여론이 비등한 셈이다.

정당 지지율은 더민주가 36.3%로 압도적 1위였고, 최순실 파문에 이어 분당 사태에 이른 새누리당은 12.4%에 머물렀다. 4위인 가칭 개혁보수신당(5.9%)와 합쳐도 범보수 지지율은 18.3%로 더민주의 절반 수준이었다. 국민의당은 9.7%로 3위, 정의당은 3.6%로 5위였다.

한편 이번 조사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정지 상태가 됨에 따라 황교안 권한대행의 국정운영 지지도 조사로 대체됐다.

긍정평가가 36.1%(부정평가 51.3%)로 나타나 최순실 파문 이후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최저 5%까지 떨어졌던 박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를 크게 상회하는 양상이다. 

조사와 관련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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