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대통령, 장치혁 회장의 오랜 꿈...아시아와 유럽잇는 평화의 심장될 것

   
▲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통일된 한반도는 유리시아와 동북아를 연결하는 평화의 심장이 될 것이다. 동북아시아 국가들 역시 평화로운 통일한반도에서 새로운 발전과 번영에 기여할 것이다.”

박근혜대통령이 3.1절 기념식에서 유라시아구상을 밝힌 대목이다. 유라시아프로젝트는 박대통령이 2000년대초부터 제안한 것으로 러시아, 중앙아시아와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국가간 경제협력을 증진하고, 철도망 구축을 통한 인적교류와 물적 교역촉진, 방대한 자원개발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과 동북아를 연결하는 것은 박대통령의 오랜 꿈이자 비전이다. 통일한국을 지향하고, 한국을 유럽과 아시아의 관문, 허브로 만들 수 있는 거대한 청사진이다. 통일한국의 가장 중요한 백년대계라 할 수 있다.

꿈만 같았던 유라시아 프로젝트가 구체화하고 있다. 수십년전부터 뿌려온 씨앗이 이제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첫 단추는 박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간의 한-러정상회담에서 나왔다. 지난해 11월 푸틴의 방한 때 양국 정상은 남-북-러를 잇는 물류협력사업에 합의했다. 박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에 제안한 유라시아 연결철도 이니셔티브를 구체화하는 사업이다. 우선 첫단계로 북한의 나진과 러시아 극동지역 도시인 하산을 연결하는 54km 구간의 철도 개선 및 보수, 나진항 현대화사업에 합의했다.

나진-하산 철도사업이 중요한 것은 이것이 마무리 되는대로 부산-나진을 연결하는 한반도종단철도(TKR)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로 이어지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사업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 사업이 진전되면 한국의 부산에서 나진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종단 철도와 모스크바에서 극동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가로지르는 시베리아횡단철도가 만나게 된다. 이 프로젝트에는 코레일과 포스코 현대상선등 민간기업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박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한국을 동북아와 유럽의 중심국가로 만들려는 가슴벅찬 프로젝트이다. 한반도의 이남에 답답하게 갇혀있는 대한민국을 대륙으로 뻗어나가는 통일한국으로 승화시키고, 마침내 아시아와 유럽의 중심국가로 만들려는 것이다.

박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비슷한 프로젝트가 장치혁 한-러시아협회 회장의 ‘하나된 유라시아’철도구상이다. 외환위기 이전에 화학섬유업체인 고합그룹을 이끌던 재계 30위권 총수였다. 외환위기풍파로 자신의 분신이나 다름없었던 고합을 제3자 매각했던 장회장은 이제 돈과는 관계가 없는 국가적 사업에 혼과 열정을 투입하고 있다. 고령에 건강도 좋지 않지만, 하나된 유라시아 프로젝트에 집념을 보이고 있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재단을 운영하기위해 선산까지 팔았을 정도다. 원로기업인의 마지막 나라사랑의 진심과 혜안이 돋보인다.

장회장의 하나된 유라시아프로젝트는 한국에서 서유럽 로테르담까지 하루 24시간 생활권으로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노기업인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에서 서울, 속초, 북한의 원산을 거쳐 나진을 지나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로프스크, 바이칼호수, 크라스노야르스크 노보시비르스크, 카잔, 모스크바까지 장대한 철도노선이 연결되면 하루안에 유럽까지 갈 수 있다는 것. 모스크바에서 독일 등을 거쳐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철도연결 계획이 추진중인 것도 이 사업이 황당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게 만들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현재 모스크바에서 크라스노야르스크까지는 철도가 이미 연결돼있다. 이제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하바로프스크, 블라디보스토크까지의 미연결 철도만 이으면 된다. 이렇게 되면 시베리아횡단철도와 한반도종단철도가 랑데뷰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장장 1만540km에 이르는 아시아(부산 출발)-유럽의 하루생활권은 너무나 황당한 이야기가 아닌가? 장회장은 결코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철도기술이 발달하면 조만간 시속 500km이상 달리는 초고속열차가 등장할 것이라는 것이다. 일본과 독일, 중국은 지금도 초고속열차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이미 시속 600km에 달리는 초고속열차를 시험개발했다. 우리는 현재 400km수준의 시험열차를 개발중이다. 초고속 철도의 기술개발을 감안하면 서울에서 모스크바까지 하루생활권이 되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장회장이 하나의 유라시아프로젝트에 집념을 보이는 데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는 재단을 찾은 기자에게 직접 만든 파워포인트를 통해 설명했다. <러시아 RR계획에 접목한 하나의 유라시아 철도 구상>이 그것이다.
유라시아 철도가 완성되면 러시아 중앙에 있는 거대한 자원지대를 경유하면서 한국의 향후 100년간 경제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라스노야르스크, 노보시비르스크 등의 러시아중앙부는 인류생존에 필요한 모든 지하자원을 보유중이다. 러시아도 이 지역 자원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유라시아철도프로젝트는 이런 점에서 한국의 미래생존을 좌우하는 중요한 사업일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이 사업을 통해 글로벌 중심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 한반도종단철도와 시베리아종단철도가 이어지면 한반도와 중국의 베이징 상하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로프스크까지 반경 1300km이내에 있는 동북아 경제권과 유럽의 반경 1300km의 경제권이 하나로 연결된다. 동북아의 7억인구와 유럽의 7억인구의 경제권이 만나게 되는 것. 하나의 유라시아 철도구상은 아시아와 유럽을 하나로 묶는 대규모 비전이다.

러시아만 유라시아철도망 건설에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 중국도 애가 닳아 있는 상태다. 중국은 아예 자국에서 러시아의 극동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크라스노야르스크로 연결시켜 모스크바와 유럽으로 가는 길을 닦기위해 천문학적인 투자를 추진중이다. 지름길을 통해 유럽으로 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리와 러시아가 구상하는 한반도종단철도와 시베리아종단철도는 중국의 유라시아철도에 비해 극동을 거쳐 간다는 점에서 지리적으론 다소 불리하다. 하지만 우리는 러시아의 자원보고지역인 중앙부를 관통한다는 점에서 자원개발과 확보에 훨씬 유리하다.
이 사업은 우리나라의 물류 수송면에서 거대한 혁신을 가져온다. 선박을 통해 부산에서 물건을 선적해 모스크바, 유럽까지 수송하는데는 한달가량 걸린다. 하지만 하나의 유라시아 철도를 이용하면 일주일이면 오케이다. 물류비 단축면에서 혁명적이다. 인적 교류와 자원협력이 촉진되는 것도 엄청나다.

일본도 시베리아횡단철도를 통해 모스크바와 유럽으로 곧바로 갈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 박근혜대통령의 유라시아프로젝트는 한반도와 러시아간의 철도연결등을 통해 한국을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평화의 심장으로 만들려는 거대한 비전이다. 장치혁 한러협회 회장의 '하나의 유라시아철도' 구상도 두 지역의 14억인구를 하루24시간 생활권으로 묶고, 러시아의 엄청난 자원을 우리경제에 활용하려는 한국경제 백년대계 구상이다. 박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러시아도 이 사업에 엄청난 관심과 열정을 보이고 있다. 푸틴대통령은 이 사업을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이는 주한러시아대사관이 13일 자국의 철도전문가와 공무원들을 불러 <혁신적인 러시아 철도개발 계획>설명회를 갖는데서 잘 나타난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러시아의 거물급 대표단이 대거 참석해서 자국의 철도프로젝트를 설명할 예정이다. 러시아철도연구원의 보리스 라피두스 원장과 국영 러시아철도회사(RZD)의 알렉스 아스타피에프 국제협력 부수석, 콘스탄틴 우누코프 주한러시아 대사등이 참석한다.
러시아대표단은 시베리아횡단철도개발계획과 한반도종단철도와 하산-나진 철도연결 프로젝트구축을 위한 한-러협력방안, 러시아 연방철도수송 계획과 물류기지 개발방안을 설명할 예정이다. 한국측에서 기획재정부, 국토부, 외교부 등 정부부처와 코레일, 철도시설관리공단 등 철도유관단체 및 기관, 전경련과 삼성 포스코 동부 등 재계에서 대거 참석한다.

러시아측의 철도설명회는 한국에서 개최하는 최초의 이벤트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러시아는 새로운 철도건설 방안도 제시할 방침이다. 종전의 시베리아횡단철도에 이어 BAM철도 프로젝트도 내놓을 예정이다. 시베리아횡단철도가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연결하는 것이라면, BAM프로젝트는 러시아 중앙 크라스노야르크스의 인접지역인 타이셰트에서 하바로프스크를 거쳐 콤소몰스크까지 연결하는 사업이다.

러시아의 철도개발 설명회는 박근혜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장치혁회장이 구상하는 하나의 유라시아철도계획이 본격 거론되는 시점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 푸틴의 방한을 계기로 나진-하산간 철도연결 사업에 시동이 걸린 것도 고무적이다. 이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박근혜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통일된 한반도가 유라시아와 동북아를 연결하는 평화의 심장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러시아가 박대통령의 유라시아 구상에 적극 화답하는 것도 중요한 측면이다. 양국정부는 물론 재계차원에서도 한반도 종단철도와 시베리아종단철도에 대한 타당성검토의 물꼬가 본격적으로 트이기 때문이다. 삼성 현대차 LG SK 포스코 등과 코레일 등 철도유관 공기업등에겐 신천지가 열리는 셈이다. 새로운 먹거리, 신수종사업이 덩굴째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업이 실천단계에 접어들면 남북한 통일무드도 조성된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북한의 협조를 전제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남북한의 단순한 철도협력을 넘어 남과 북을 하나로 연결하는 경제협력의 혈맥이 될 것이다. 안중근 의사가 100년전에 제창한 동북아 평화론을 실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공동체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돈과 재물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은 장치혁 전 고합회장은 지도자들이 큰 꿈을 꿀 것을 강조했다. 지금 내부문제로 샅바싸움이나 정쟁을 벌이는 게 얼마나 우물안 개구리라는 것이다. 지도를 펼쳐놓고 아시아와 유럽이 하나의 경제권으로 연결되고, 한국의 미래 에너지원을 러시아중앙에서 가져오고, 남북한의 통일을 다지는 하나의 유라시아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실현하는 데 앞장서달라고 간청했다. 지금 정치인들이 이편 저편으로 갈라서 싸울 때냐는 것이다.

   
▲ 장치혁 한러협회 회장이 제시하는 '하나의 유라시아 철도' 구상. 한국을 중심으로 한 반경 1300km내 한중일과 러시아의 7억인구와 유럽의 반경 1300km내 7억인구를 하루 생활권으로 잇는 거대한 청사진이다. 한국을 글로벌 경제협력과 교류의 그랜드 브릿지로 만들자는 구상이다.

한반도종단철도와 시베리아종단철도를 이음으로써 한국은 과거 대륙 침략을 위한 교두보에서 경제교류와 문화교류에서 핵심역할을 하는 교두보로 탈바꿈하게 된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평화의 그랜드 브릿지가 될 것이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평화의 다리가 될 것이다.

박근혜대통령의 거대한 유리사아 단일경제권의 꿈이나 장치혁회장의 아시아-유럽의 24시간 생활권 구상은 비슷하다. 장회장은 지난 수십년동안 북방외교에서 숨은 역할을 했다. 러시아연해주개발등에 커다란 관심을 갖고 연구활동을 벌여온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과의 국교수립과 경제협력에서도 모종의 역할을 했다. 덩샤오핑과도 수담을 나눌 정도로 중국최고위층과 인맥을 형성해왔다. 그는 연해주일대에 수백만평의 농장을 개발해 한국에 수입하는 방안도 구상했다. 고구려프로젝트로 명명된 이 사업은 역대정부의 무관심과 장회장의 건강악화, 고합그룹의 해체 등으로 유야무야됐다.

러시아와 한국의 철도사업은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러시아는 그동안 두 번에 걸쳐 한국을 비극적 상황으로 몰고갔다. 첫 번째는 1904년 러일전쟁을 통해서다. 제정 러시아는 당시 부산에서 나진까지 철도를 연결하려고 획책했다. 그러다 영국과 미국의 반대에 부딪쳤고, 대륙으로 진출하려는 일본제국주의와 격심한 전쟁을 벌였다.

두 번째 비극은 6.25전쟁이다. 스탈린은 역시 러시아 극동에서 한반도를 종단하는 철도를 연결하기위해 북한 김일성을 사주해 참혹한 전쟁을 일으켰다.
두 번의 비극 모두 러시아의 남하정책이 낳은 산물이었다. 태평양으로 나아가려는 러시아의 야욕이 첨예하게 드러난 사건이었다.

이제 세 번째로 러시아와 마주서 있다. 이번에는 우리가 두 번의 비극과 악몽을 떨치고 주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국가백년대계와 국익창출을 위한 비전으로 시베리아종단철도와 한반도종단철도를 연결시켜야 한다. 한반도통일과 아시아와 유라시아를 잇는 평화의 교두보가 돼야 한다. 러시아와의 철도협력은 이처럼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 세 번째 찾아온 호기를 놓쳐선 안된다. 철저한 준비와 타당성 검토를 거쳐 성사시켜야 한다.

하나의 유라시아는 대한민국을 글로벌국가로, 세계경제협력의 심장부로 만드는 중요한 프로젝트다. 박대통령의 꿈과 장치혁회장의 오랜 비전이 가시권에 들어오길 바란다. [미디어펜=이의춘발행인 jungleel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