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해 상호를 변경한 상장사의 절반 가량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를 변경할 상황이라면 이미 재무구조나 실적이 크게 악화됐거나 대주주의 횡령·배임 등 회사 이미지에 악영향을 주는 사건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 이미지 개선·제고를 위해 상호를 변경한 상장사는 모두 45개에 달했다.

이들 업체중 이달 11일 현재까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업체는 28개사로 모두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3개사(44.82%)는 적자를 기록했고 15개(51.72%)의 실적은 전년보다 악화됐다.

순손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한라건설에서 상호를 바꾼 한라였다. 한라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2,507억4,191만원으로 적자 규모가 24.0%나 확대됐다. 당기 순손실도 4,281억3,222만원으로 79.1%나 늘어났다.

화인자산관리(옛 한국개발금융)는 영업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다. 화인자산관리의 영업손실은 269억803만원에 달했다.

아울러 유니드코리아(쓰리피시스템), 네오아레나(티모이앤엠), 큐브스(선도소프트), 제주반도체(이엠엘에스아이), 트랜스더멀아시아홀딩스(키스앤컴퍼니)의 적자가 확대됐다.

이필름(쉘라인)과 아이에이(씨앤에스테크놀로지)은 실적이 개선됐지만 적자를 면치 못했다. 에이티세미콘(아이테스트), 메지온(동아팜텍), 조이시티(제이씨엔터테인먼트), 미코(코미코)는 지난해 적자로 전환했다.

또 성창오토텍(성창에어텍), 젬백스테크놀러지(에이치엔에이치글로벌리소스), 한일진공기계(키움제1호기업인수목적), 원익큐브(후너스)는 흑자를 유지했지만 실적이 악화됐다.

권오훈 주식권리팀장은 "일부 기업의 경우 주주 지배구조가 불투명하고, 대주주가 자주 바뀐다던지 횡령·배임 사건 등이 일어난 뒤에 나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전략적으로 상호를 바꾸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