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는 일반적으로 증시에 호재...상대국의 경제 규모와 경쟁구도 잘 살펴야

한-캐나다간의 자유무역협정(FTA)이 9년여만에 타결되면서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FTA 타결은 상대국의 규모에 상관없이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 주식시장이 수출주 중심으로 구정돼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캐나다와의 FTA 타결은 주식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올 사건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캐나다의 인구나 경제 규모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제한된 수혜는 예상하고 있다.

◇한국-캐나다 FTA 타결...자동차 업종 '들썩'

12일 장이 열리자마자 자동차 업종이 소폭이나마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기아차가 전 거래일 보다 1.79%(1,000원) 오른 5만6,800원에 거래되는 것을 비롯해 현대차도 0.85%(2,000원)상승한 23만8,500원을 기록중이다.

다른 요인도 있겠지만 이는 9년을 끌어온 한국-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영향이 가장 크다. 캐나다는 인구 5,000만에 경제규모 세계 11위의 경제 강국이다.

   
▲ 한국과 캐나다간 FTA가 체결되면서 증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은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 확대정상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는 장면/뉴시스

증시 전문가들은 캐나다의 경우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이 가장 큰 교역항목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관세 철폐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중 FTA가 발효되면 자동차에 부과되던 관세가 2년에 걸쳐 철폐된다"며 "현대차와 기아차의 캐나다시장 점유율이 수년간 정체된 점을 고려하면 이번 FTA 타결은 호재"라고 판단했다.

이명훈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캐나다 승용차시장에서 각각 13만7,000대와 7만2,000대를 판매했으며 양사 합산 점유율은 12%로 미국 '빅3' 자동차회사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며 "현대차와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 중 한국에서 캐나다로의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7%, 2.8%로 기아차의 수혜가 상대적으로 더 클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번 한-캐나다 FTA 타결로 한국은 현재 12개의 FTA가 발효됐거나 협상이 타결된 상태다. 그런데 FTA 타결 상대국의 규모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FTA는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실제로 지난 2010년 12월 6일 미국과 FTA 추가협상이 타결된 이후 다음날 코스피 지수는 8.88포인트 상승 마감했으며 지난 2009년 7월 13일 유럽연합(EU)와 FTA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된 다음날도 우리 증시는 7.44포인트 오른체 마감했다.  

◇한국 증시 수출주 중심으로 구성돼 FTA는 증시에 호재

전문가들은 비단 이번 캐나다와의 FTA 뿐만이 아니라 어느 나라건 FTA 체결은 우리 증시에 호재라고 설명한다. 우리나라 증시는 수출주의 구성 비중이 높은데 FTA 타결로 관세가 철폐돼 기업실적 상승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이남룡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FTA가 타결되면 업종별로 영향이 엇갈리지만 우리나라는 규모가 큰 농산물이나 원자재 기업이 상장돼 있지 않아 증시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증시 전문가들은 캐나다의 경우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이 가장 큰 교역항목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관세 철폐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뉴시스

그러나 역시 중요한 것은 FTA 타결 상대국 시장의 규모다.

그동안 우리나라와 FTA가 타결된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는 3억명에 육박하는 인구규모와 세계 1위를 다투는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어 영향이 컸다. 이점에서 이번 캐나다와의 FTA는 시장에 주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김중원 연구원은 "FTA는 시장이 큰 국가와 되는게 중요하다"며 "캐나다는 세계 11위 정도의 경제 대국인데 미국 유로존이랑은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니까 상대적으로 증시에 주는 영향력이 크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앞으로 우리와 FTA 체결이 예상되는 국가중 규모가 가장 큰 국가로는 중국과 일본이 남아 있다. 두 나라 모두 교역 규모나 경제 규모가 거대해 한국증시에 주는 긍정적 영향은 클 전망이다. 단, 이때 고려해야 할 점은 두 나라 모두 우리나라와 경쟁 구도에 있는 산업이 많다는 점이다.

김 연구원은 "중국과 일본의 경우 우리 수출 업체에 오히려 피해가 되는 경우가 있다"며 "원론적으로 얘기하면 FTA 타결이 좋은 것인데 두 나라는 우리나라와 산업 경쟁 구도를 잘 따져야 된다"고 조언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