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시입출식예금과 정기예금 등 은행으로 돈이 크게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자체 및 기업 자금을 중심으로 큰 폭 증가하면서 은행 수신이 반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은행 수신 잔액은 1,189조7,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1조7000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8월 15조5,000억원 증가한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지자체 및 기업 자금을 중심으로 전월 1조3,000억원 증가에서 11조7,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정기예금도 3조7,000억원 증가에서 5조4,000억원 증가로 늘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결제성자금 확보 등 주로 계절적 요인에 의해 지자체와 기업의 수시입출식 예금이 큰 폭으로 늘었다”며 “정기예금도 은행권의 예대율 관리 노력과 지자체 자금 유입 영향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산운용사 수신은 6조7,000억원 증가해 전월(8조5,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머니마켓펀드(MMF)는 연말 일시인출자금 재유입 등의 계절요인이 사라지면서 법인 자금을 중심으로 4조9,000억원 늘어나 전월보다 증가폭이 둔화됐다. 다만 채권형 펀드는 기관 자금 유입으로 전월 5,000억원 증가에서 1조1,000억원 증가로 소폭 확대됐다.

은행의 가계대출은 증가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모기지론 양도를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은 전월 3,000억원 감소에서 8,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정부가 지난달 업무보고에서 재건축 관련 규제 및 수도권 주택 전매제한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규제 완화 추진'을 발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이사철이 겹쳐 주택거래가 증가했다.

실제 서울 천호동 기준 아파트 거래량은 1월 4,900호에서 2월 7,100호로 늘었다.

마이너스통장대출 등도 전월 설 연휴자금 결제 수요 등으로 1조8,000억원 감소에서 5,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기업대출(원화)은 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부가세 납부 수요 등 연초의 계절요인 소멸에 의해 전월보다 증가폭이 축소(10조9,000억원→4조2,000억원)됐다.

대기업대출 증가규모는 1조7,000억원에 그쳤다. 일부 구조조정기업 대출의 출자 전환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대출 증가규모는 1월의 4조5,000억원에서 2월에는 2조5,000억원으로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유지했다.

시중통화량(M2) 증가율(평균잔액기준·전년동월대비)은 전월과 비슷한 5%대 초반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한은 관계자는 "민간신용이 기업대출(평잔기준)을 중심으로 늘어났지만 국외부문을 통한 통화공급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출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1월중 M2(평잔)는 전월보다 0.4%, 전년 동월 대비 5.2% 늘었다. 한은이 이날 내놓은 '1월중 통화 및 유동성 동향' 자료에 따르면 수익증권 및 요구불예금을 중심으로 M2가 증가했다. 수익증권과 요구불예금은 각각 4조7,000억원, 1조8,000억원 늘었다.

경제 주체별로는 가계부문에서 주로 늘었다. 설 상여금 지급 등에 따라 가계부문 보유통화는 전월보다 10조1,000억원 증가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