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모바일‧비대면 서비스 확장으로 제1금융권 전체적으로 '감원' 한파가 매섭지만 저축은행만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작년 저축은행들은 실적과 채용규모 면에서 오히려 상승세를 탄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의 채용 패턴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시중은행들을 포함한 제1금융권은 '감원' 추세가 한창이다. 주요 은행들의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2015년의 절반 수준이었다.

   
▲ 비대면 서비스 확장으로 제1금융권 전체적으로 '감원' 한파가 매섭지만 저축은행만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디어펜


작년 한 해 기업‧국민‧KEB하나‧신한‧우리은행 등 5개 은행의 신입직원 채용 규모는 총 1030명으로 집계됐다(영업점 창구 텔러 등을 제외한 일반직 기준). 이는 2015년 1915명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이다.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은행들의 채용규모 축소는 이미 예견됐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들 수입의 절대 다수를 순이자마진(NIM)이 설명하는 상황에서 저금리 장기화는 치명타"라면서 "모바일‧비대면 서비스와 오프라인 점포 축소 흐름까지 겹쳐져 갈수록 은행에서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제2금융권으로 시선을 돌리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저축은행들은 도리어 '손'이 부족해 다급해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심지어 저축은행권의 채용 규모는 증가 추세에 있다.

전체 임직원 수가 800여명인 OK저축은행은 작년 한 해에만 대졸공채 100명, 고졸채용 200명 등 총 300명을 새로 채용했다. 2015년 신규채용시 150명을 뽑았음을 감안하면 엄청난 증가세다. 반면 퇴직자 수는 4명에 그쳤다.

웰컴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도 각각 120명, 50명을 새로 뽑았다. 이들 선두업체가 채용 증가세를 주도함으로써 작년 10월을 기준으로 저축은행 업권 전체(79개사) 임직원 수는 8940명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6.2%(525명) 증가한 결과다.

저축은행권에 '여유'가 생긴 것도 사람을 많이 뽑을 수 있었던 이유가 됐다. 작년 9월말 저축은행권 총 자산은 49조9000억원을 기록해 2015년 말 대비 6조원(13.7%)이나 증가했다. 이는 시중은행들의 대출문턱이 높아지면서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편 새해에도 이와 같은 패턴이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 이미 당국은 저축은행으로 몰리는 대출 증가세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던지기 시작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현행 연 27.9%로 책정돼 있는 법정최고금리를 추가 인하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도 저축은행권에는 부담이다.

시중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올 한 해 저축은행권은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강화 등 추가적인 규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연스럽게 영업실적 상승세도 한풀 꺾일 확률이 높고, 채용규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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