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9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기 대선을 위한 경선 룰을 마련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민주연구원) 개헌저지보고서 파문으로 문재인 전 대표가 궁지에 몰리자 느닷없이 경선 룰을 들고 나와 물타기하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제1야당이 민생과 안보 문제는 안중에도 없이 나라야 어떻게 되든 하루라도 빨리 정권을 잡으려는 욕심과 조바심이 드러난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미 국민들 눈엔 더민주 지도부가 특정인을 대통령 후보로 기정사실화해놓고 들러리 경선 절차를 밟고 있는 걸로 비춰지고 있다"며 "이번 보고서 파문에서 볼 수 있듯 더민주는 사실상 '문재인 1인정당'이자 특정세력 사당이 됐다"고 날을 세웠다.

또한 "이미 대통령이 된 듯 행동하며 무슨 개혁프로그램이라고 발표한 문 전 대표는 우리 정치에서 가장 먼저 청산해야 할 계파·패거리 정치, 친문패권주의에 대해서만은 철저히 눈감으며 배격은 커녕 그 위에 올라 타 즐기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했다.

   
▲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운데)가 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아울러 "추미애 대표를 비롯해 더민주가 헌법재판소에 연일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을 빨리 내리라고 조르고 압박하는 건 오만하기 짝이없는 행동"이라며 "헌법과 법률, 재판관 개개인의 법적 양심에 따라 최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하고 탄핵 심판에 임하는 헌재에 그 어떤 정치인이나 정파도  압박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본인(문 전 대표)이 원하는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안 되면 혁명 운운하며 협박하는 것도 안 된다. 대통령 탄핵도 결국 자기들이 정권을 잡으려 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 원내대표는 "더민주는 그 많다는 대권주자들조차도 작금의 외교 안보적 위기 상황에 대해 진지하게 타개책을 고심해 해법을 제시하는 사람조차 없다"며 "여소야대 속 제1야당, 국회 제1당이 책무를 방기하고 권력쟁취에만 몰두, 국가와 민생의 장에 돌아오지 않으면 수권능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이날 일부 당직 인선에 나섰다. 4선의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을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이성헌 서울시 서대문갑 당협위원장을 조직담당 사무부총장으로 임명했다. 또 홍보본부장에 재선의 함진규(경기 시흥시갑) 의원을 기용했다.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상임전국위에서 추인받고 일상적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당직 임명도 그 연장선"이라며 "그동안 마비된 일상적 당무를 챙겨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