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3.3㎡당 분양가 4000만원 시대를 열었던 강남 재건축 단지가 경기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분양가 거품이 꺼질 전망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강남재건축의 청약심리 냉각으로 '방배아트자이'가 당초 분양가보다 200여만원 낮추는 데 이어 개포시영 재건축도 분양가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6일 분양한 GS건설의 '방배 아트자이'는 3.3㎡당 분양가가 3798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초구의 지난해 3.3㎡당 평균분양가(4225만원)는 물론 2015년 가격(4102만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조합은 일반분양분의 분양성을 우려, 급기야 당초 분양예정가(4000만원)보다 200여만원 낮췄다.

오는 3월 분양에 나설 예정인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개포시영 재건축)도 분양가를 작년 분양한 단지보다 소폭 낮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단지는 3.3㎡당 4000만원 안팎에서 분양가를 논의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분양한 '디에이치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의 분양가(4259만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앞서 강남은 지난 2015년 '반포 센트럴푸르지오써밋'이 3.3㎡당 4094만원의 분양가로 4000만원대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이후 분양한 '반포래미안아이파크'(2015년 11월)나 '신반포자이'(2016년 1월) 등은 3.3㎡당 분양가가 각각 4257만원, 4457만원 등을 기록했다. '신반포자이'의 평당 분양가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 3.3㎡당 분양가 4000만원 시대를 열었던 강남 재건축 단지가 11·3 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규제속에 당분간 고분양가 책정이 어려울 전망이다.

강남 재건축 분양시장은 지난해 11·3 대책 발표 이후 투자세력 이탈로 청약열기가 식어만 갔다. 대책 이전 소형의 경우 수백 대 1을 기록하며 분양권 프리미엄이 1억 이상 붙었던 유명 브랜드 단지는  분양권 웃돈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분양에 들어간 삼성물산의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는 3.3㎡당 4392만원의 평균분양가가 책정된 가운데 1순위 청약에서 12.3대 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신반포자이'가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도 1순위 청약에서 3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치다. 대책 이후 전매제한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투기세력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것이다. 

더욱이 올해부터 입주자모집공고를 낸 단지의 경우 잔금대출을 처음부터 나눠서 갚도록 하는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이 적용되는만큼 분양가 4000만원 시대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 

특히 올해 입주대란이 예견된 상황에서 미분양을 최소화하려는 건설사들의 노력도 4000만원대 분양이 부담스러운 이유다. 분양성적 제고를 위해 건설사들의 분양가 하락책정은 불가피하다. 

개포동 인근 N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 단지의 경우 수억원에 달하던 분양권 프리미엄이 수천만원 가량 떨어졌다"며 "입지가 좋은 단지라고 해도 고분양가 책정시에는 조기완판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문도 한국부동산학회 회장은 "지난해 분양열기에 힘입어 강남의 경우 4000만원대 고분양가도 수요자들이 이를 수용했다"면서도 "올해 대내외적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는 입지 등 여건이 좋아도 적정분양가 책정에 실패할 경우 흥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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