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친노계 안희정 충남지사(더불어민주당)와 비박계 남경필 경기지사(바른정당)는 9일 "세종시를 정치·행정수도로 완성하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며 "모든 대선주자들이 공약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공약 이행을 위한 헌법 개정 필요성도 재차 거론했다.

안희정 지사와 남경필 지사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소속정당은 다르지만 세종시를 완성해 대한민국의 비전을 바로 세우자고 결의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대권을 바라보는 두 도지사가 공동으로 정책공약 발표에 나선 것은 '여야 주자 간 공동행동'으로 이목을 끌고, 각종 여론조사 결과 비교적 후순위로 밀린 지지율을 끌어올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은 "대한민국은 현재 상체만 고도비만인 환자와 같다"면서 "권력집중으로 비대해진 중앙권력은 곳곳이 썩어들어가고 있다"며 "가장 효과적인 처방은 권력과 부를 분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장 청와대와 재벌, 검찰에 대한 견제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보다 효과적인 처방을 위해 서울에 몰려있는 권력과 부를 전국으로 흩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치·행정수도, 세종의 완성'을 그 출발점으로 삼자고 제안한다"면서 "국회와 청와대, 대법원과 대검찰청 등을 세종시로 완전하게 이전하는 게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첫 걸음"이라며 "입법, 사법, 행정이 한 곳에서 유기적으로 일하며 효율성을 높이고, 둔해질 대로 둔해진 서울도 군살을 빼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지사는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새는 좌우 날개로 날아간다. 이 자명한 사실을 대한민국 정치는 외면하고 한 쪽 날개로 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면서 "앞으로 여야, 진보·보수를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공익이라는 이름으로 협력하고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지사도 "그동안 정치가 보수와 진보, 좌우로의 편가름 프레임으로 사실 '장사'를 많이 했다"면서 "이제는 좌우 이념대결을 할 것이 아니라 실용적 솔루션을 찾는 정치를 해야한다"라고 가세했다.

다만 공동 정책공약을 넘어 후보연대로 갈 가능성 질문에는 "너무 많이 나가지 말아 달라"라고 주문했다.

2004년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에 대해선 안 지사는 "개헌으로 푸는 방법과 (당시 결정의 근거가 된) 관습헌법의 재해석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마무리하겠다"라고 말했고, 남 지사는 "정공법이 좋다고 생각한다. 수도이전 사안을 넣어서 개헌을 추진하는 게 옳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