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색채·책임정치 강조…"반드시 인적청산" 친박 실세에 날세워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임명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10일 최순실 사태 이후 탈당한 비박계를 겨냥 "세월호 선장이 (승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 하고) 먼저 그 배를 탈출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김문수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원-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정치인의 생명은 자기의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책임을 지는 사람들이 어려워진 당을 어떻게 떠나느냐"고 반문한 뒤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치권에서도 세월호 선장보다 훨씬 냉혹한 정신과 행동을 보이는 정치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것 때문에 우리 정치가 불신당하는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저는 탈당을 해 본 적이 23년 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못박기도 했다.

한때 당내 별도 회의체까지 꾸려 친박 실세 그룹과의 당권투쟁에 나섰던 동지들이지만, 탈당만큼은 무책임하다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셈이다.

   
▲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비대위원으로 임명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오른쪽)가 10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원-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페이스북


김 비대위원은 "우리 당은 아시다시피 건국과 산업화, 민주화 등 모든 과정에서 주역이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을 선진화하고 자유통일까지 이룰 주역으로서 거듭나야 한다"고 새누리당이 '적통 보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내부에서 '보수 적통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마저 나온 비박계 바른정당과는 궤를 달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드 배치를 비롯한 안보문제와 북한 인권 문제 등에 단호한 스탠스를 취하는 등 보수 이념이 투철한 인사로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인 위원장의 '좌클릭' 우려를 불식시키는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김 비대위원은 당내를 겨냥해서도 "보수도 어렵지만 혁신 또한 어렵다. 혁신은 또 자기자신을 죽이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탄핵되고도 방치하고, 앞이 캄캄한데 책임지지 않는 정치 지도자들이 있다. 비대위는 반드시 인적청산을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여기엔 많은 시끄럽고 어려운 일이 있을 것이다. 어렵지 않으면 혁신이라 할 수 없다"며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 등 친박 실세그룹에 거듭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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