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경쟁하더니 대통령직 잃을 엄중상황에 탈당조차 반발…이해 안가"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친박 실세 그룹을 겨냥 "대통령이 저런 사람들을 데리고 정치를 했으니 오늘날 이렇게(탄핵소추가) 된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이날 일산 킨텍스에서 당 소속 의원, 원외당협위원장, 사무처 당직자 등이 참석한 '반성·다짐·화합 대토론회'에서 "대통령이 직도 내려놔야 할 엄중한 상황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으란 것도 아니고, 책임지려면 정치적으로 탈당이라도 하는게 어떠냐는데 반발한다는 건 인간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인 위원장은 "친박과 비박이 무언가. 친박은, 진박은, 뼈박은 무엇이냐. 박 대통령과 더 가깝다고 경쟁하신 것 아니냐. 진박은 더 가까이 다가가고 감별까지 하지 않았느냐"고 최경환 의원 등이 4·13총선에 앞서 보인 '진박 감별사' 행태를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저는 한번도 사람을 지목하지 않았고, 언론에서 말하는 10~20명이나 8적이 누군지도 잘 모른다. 다른사람들이 규정한 프레임에 갇혀도 안 된다"며 "누구든지 책임을 느끼는 분들이 있으면 그렇게 하라고 했을 뿐"이라고 서청원 의원이 주장하는 '탈당자 지명'이 아니라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일산 킨텍스에서 당 소속 의원, 원외당협위원장, 사무처 당직자 등 500여명이 참석한 '반성·다짐·화합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새누리당 페이스북 영상 캡처


'우린(친박계) 범죄자가 아니다'라는 서 의원의 입장엔 "왜 죄를 안 졌는가. 나라가 이렇게 됐는데"라고 일축했고, '탈당을 압박하지 말고 명예를 보장해달라'는 요구에도 "무슨 명예가 중요한지 모르겠지만 당 개혁을 위해선 명예고 뭐고 버려야 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또한 "저는 제가 만들고 참여했던 경실련에서 제명당했고 살아온 모든 명예를 버렸다"며 "국가에서 주는 것 10원도 받아 본 적이 없는데, 오랜 세월 국민 세금으로 월급받았으면 국가를 위해서 충성해야 한다. 당 덕분에 이 나라에서 장관, 국회의원, 도지사도 했으면 당이 어려울 때 책임을 져야한다"고 훈계했다.

인 위원장은 서 의원이 특히 인적청산 대상으로 부각되는 데 대해서도 "저와 싸우는 형국이 돼서 너무 미안하다"면서도 "같이 책임지셔야될 분들이 몇분 계신데 그분들 사진은 (언론 보도에) 하나도 안나오고, 서 의원이 이렇게 두드러진 건 본인 처신 문제"라고 지적했다. 탈당 대상자로 직접 지목하기도 전에 서·최 의원이 '탈당 반대'를 공언한 점을 상기시킨 것으로 보인다.

서 의원이 자신을 좌파로 규정하고 '때늦은' 색깔론 공세를 펴는 것에도 "30년 넘는 교분이 있는데 제가 좌파인걸 숨겼다고 하면 내 위장술이 대단한 것"이라고 비꼬면서 "아니라면 이 분이 30년을 알고 지내면서도 사람을 참 잘못 본거다. 1~2년 알았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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