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태극기집회 참여 저지' 김진태 주장에도 "전화번호조차 없다" 반론
[미디어펜=한기호 기자]한 새누리당 상임전국위원이 11일 당의 '반성·다짐·화합' 대토론회에 나와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을 면전에서 비난했다가, 비대위원 인선을 위한 상임전국위를 무산시키려 두차례 불출석한 사실이 들통났다.

책임론과 탈당 압박이 집중된 친박 실세 서청원 의원측 인사인 셈이다. 전날(10일) 의원총회에서 서청원 의원이 공개발언을 강행, "목사님 제가 언제 할복할까요"라고 인 위원장을 대면 비난한 데 이은 노골적인 계파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진태 의원이 자신이 인 위원장으로부터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 불참할 것을 명령했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도 나왔다.

중앙위원을 겸하고 있는 이세창 상임전국위원은 이날 "제가 목사님이라고 부르겠다"고 운을 뗀 뒤 "전국위 추대 때 만장일치로 통과시켜드린 게 잘못됐다. 좀 힘들게 되셨어야 당의 민심도 아셨을텐데"라고 비꼬았다.

이어 "개혁을 2차 세계대전 당시 점령군 사령관처럼 요란스레 하셔야되겠느냐. 당시 2차대전은 약탈, 강간 방화 등…"이라며 인명진발(發) 쇄신 작업을 과격한 어휘에 비유했다.

참석자 다수가 '여긴 반성하는 자리다'라고 다그침에도 불구하고 이 위원은 "반세기를 국가와 당을 위해 지역에서 선출된 지도자들에게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듯 처신한 건 성직자로서 우리가 기대한 지도자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인 위원장이 김진태 의원의 태극기 집회 참여를 막으려 했다는 주장도 폈다.

   
▲ 새누리당 상임전국위원인 이세창 중앙위원이 11일 당의 '반성·다짐·화합' 대토론회에 나와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을 면전에서 비난했다가, 비대위원 인선을 위한 상임전국위를 무산시키려 두차례 불출석한 사실이 들통났다. 책임론과 탈당 압박이 집중된 친박 실세 서청원 의원측 인사인 셈이다./사진=새누리당 페이스북 영상 캡처


듣고 있던 인 위원장은 "제가 답하겠다"며 "이 분 상임전국위원인데 회의 나오셨어요? (6일, 9일) 두번? 상임위에 나오셔서 그런 말씀을 하셔야지"라고 반격했고, 주변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서 의원 일파가 두차례 상임위원들에게 물밑 회유·협박과 물리력 행사를 가해 회의 참석을 저지하려 한 데 대한 비판이자, 회의에 참여해 의견을 밝히는 게 순서라는 일침이었다. 

이 위원이 뾰족한 반박을 못하자 인 위원장은 "조용히 들어가 앉으시라"고 한 뒤 "김 의원에 대해서도 제가 말씀드린다. 언론 보도를 보니 '비대위원장이 거리 시위도 못 나가게 한다. 보수를 지키기가 이렇게 어렵냐'고 하더라"라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저는 김 의원 전화번호를 모른다. 한마디 말도 섞어 본 적 없다"며 "신동우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에게 전화한 것이더라. '내가 오늘 태극기 시위를 나가기로 약속했는데 오늘 한번만 더 나가면 안되겠느냐'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나는 실장에게 '약속했으면 가야지. 가서 말을 잘 해야지'라고 했다"며 "이분(김 의원)이 가서 두가지 말하더라. 하나는 탄핵이 잘못됐다는 것이고,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되기를 바란다 두가지더라"라고 설명했다.

인 위원장은 "제가 실장에게 '김 의원이 가서 제대로된 말을 하고 왔다'고 했다. 누구든 탄핵이 잘못됐고 기각되길 바란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이게 전부다. 김 의원과는 간접적으로(만 연락했다)"며 "제가 언제 무슨 집회를 가지 말라고 했고, 무슨 강요를 했는지. 언론에 그렇게 나오고 어제 의총에서도 그렇게 하던데 제가 '이렇게까지 하시면 안 된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 위원장은 이 위원을 곧바로 알아본 이유에 대해 "내가 이름을 안다. 저분이 상임위를 안왔는데, 사람들이 저분이 왜 안오실건지 얘기를 하더라"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위원이 서 의원측을 지지하는 인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