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토요타·FCA 등 글로벌 차 업체들, 미국 내 투자 공언
현대차그룹, 유럽·중국·인도 적극 공략 등 대응 방안 마련
[미디어펜=김태우 기자]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는 완성차 업계가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천명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시장에 판매되는 완성차 중 자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차량에 대해 높은 국경세를 부과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널드 트럼프 공식트위터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브랜드들이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 등장 변수에 대처를 하기 위해 미국시장의 투자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앞다퉈 투자를 약속하며 친트럼프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특검조사 등 악재 속에서 완성차 업체들은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힘을 쏟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정부 기능 또한 마비돼 출범 초기 트럼프 정부와 친밀한 관계를 맺을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의 경우 멕시코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략을 취해왔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의 첫번째 타깃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당선인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직접 업체명을 거론하며 압박에 나서기도 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멕시코 등 인근 국가에서 생산한 제품에 대해 ‘국경세’를 물리는 것이 핵심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멕시코산 제품에 대해 3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언해 왔다. 

때문에 멕시코에 공장을 건설했거나 건설 예정인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투자 계획을 연달아 발표했다. 

포드자동차는 멕시코공장 설립 계획을 취소하고 미국 내 공장에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미국 오하이오공장과 미시간공장 개편에 10억달러를 투자하고 기존 멕시코공장에서 생산하던 픽업트럭 RAM 1500을 미시간공장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멕시코 등 인근 국가에서 생산한 제품에 대해 ‘국경세’를 물리는 것이 핵심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멕시코산 제품에 대해 3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언해왔다./미디어펜

일본 토요타는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통해 앞으로 5년간 미국에 1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도 미국 앨러배마공장에 13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한다. 

이 같은 미국 신정부의 기조는 멕시코공장 생산을 늘릴 계획인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 밖에 없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142만여대를 판매했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북미시장을 겨냥해 멕시코 공장을 준공, 연간 40만대 규모 생산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멕시코 견제로 현대차그룹은 이를 대신해 미국에서 가동 중인 앨러배마공장과 조지아공장에 대한 투자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현대차그룹은 판매 현장의 요구를 반영하고 시장별로 상이한 판매 환경과 제도·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지역별 특화 차종 개발을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가동되는 충칭공장을 포함해 전세계 10개국 35개 생산공장 체제를 확립하고 판매망과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기존 유럽시장과 인도시장, 중국시장 등에 현지특화 신차를 투입시키고 적극적인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아직 직접적인 피해가 확인된 상황이 아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보다 자세한 북미시장 전략 내용은 컨퍼런스 콜에서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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