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퇴임 후 12일 국내에 첫 발을 들이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입국을 앞두고 인천국제공항에는 취재진과 환영·비난 인파가 한 자리에 몰려들어 큰 혼선을 빚었다.

특히 취재진들은 인천공항 내 반기문 전 총장의 기자회견 장소를 두고 반 전 총장 캠프와 인천공항측 등을 상대로 불만 섞인 추궁을 하며 취재경쟁을 벌였고, 현장 관계자들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반 전 총장은 당초 이날 귀국 직후 공항 E게이트 옆에서 회견할 예정이었으나 F게이트로 급히 변경, 포토라인을 재설치하는 등 예상치 못한 혼란이 일었다.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당초 12일 귀국 직후 공항 E게이트 옆에서 회견할 예정이었으나 F게이트로 급히 변경, 포토라인을 재설치하는 등 예상치 못한 혼란이 일었다. F게이트 근처에 취재진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반 전 총장측은 오전부터 E게이트라고 공지했지만, 아시아나 항공 OZ221편의 입국 게이트는 F게이트라고 표시됐고, 공항 측은 "E게이트보다 사람이 덜 드나드는 F게이트로 변경했다"고 전해 취재진의 문의가 쇄도했다.

반 전 총장 지지모임 '반딧불이'측 인사는 E게이트에서 F게이트로 옮겨지자 "동선까지 다 짜놨는데 왜 이러느냐. 당신이 책임질거냐"며 공항 관계자에게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측은 귀국 예정시각인 오후 5시13분을 40여분 앞둔 시점에야 "혼선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F게이트 입국을 확인했다.

또 '반기문을 사랑하는 모임'(반사모)이 마련한 무대에서 하느냐 마느냐 여부도 장시간 확정하지 못하다가 결국 반사모가 무대를 사용하기로 했다.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귀국 당일인 12일 인천국제공항에 모여든 지지자들이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라고 적은 플래카드가 반사모측이 준비한 무대 일부를 가리는 일도 있었다./사진=미디어펜


반 전 총장의 귀가 경로를 둘러싼 내부 혼선도 있었다. 전날(11일) 반 전 총장 측 이도운 대변인이 "여행객들과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것 같아 승용차편으로 이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루 만에 "실무팀에서 공항과 고속철도 등에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을까 우려해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으로 준비했으나, 곧바로 시민들과 만나는 것이 더 의미가 있겠다고 해 일정을 변경했다"고 공항철도 이용으로 번복했다.

반 전 총장은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잠시 개인 일정을 소화했다. 오후 6시47분 탑승한 서울역 공항철도 직행열차에 취재진들이 앞다투어 따라붙으면서, 반 전 총장은 일반 국민이 아닌 기자들이 북새통을 이루는 열차를 탄 격이 되기도 했다.

열차가 도착할 서울역에선 취재진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어 사전 준비 대응이 원활치 못할 경우 두 번째로 대혼란이 발생할 전망이다.

   
▲ 12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인천국제공항 귀국을 앞두고, 야권 성향으로 보이는 한 60대 남성은 한반도기(旗)를 걸치고 앞으로는 "수고하셨습니다! 평화의 사도 반기문 선생님! 민족, 남북통일 위해 이 한몸 불사르세요!"라고 적힌, 뒤로는 "믿음의 배신. 정치권에 기웃거려 추잡한 소리 들으려고 유엔총장 10년 했나요? 반기문 선생은 각성하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대권행보를 비난하기도 했다./사진=미디어펜


한편 반사모(반기문을 사랑하는 모임)는 이날 입국장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님 내, 외분의 귀국을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지지경쟁 과열에 따라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또다른 플래카드가 반사모측이 준비한 무대 일부를 가리는 일도 있었다.

반면 야권 성향으로 보이는 한 60대 남성은 한반도기(旗)를 걸치고 앞으로는 "수고하셨습니다! 평화의 사도 반기문 선생님! 민족, 남북통일 위해 이 한몸 불사르세요!"라고 적힌, 뒤로는 "믿음의 배신. 정치권에 기웃거려 추잡한 소리 들으려고 유엔총장 10년 했나요? 반기문 선생은 각성하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대권행보를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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